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을지 자유의 방패 연습이 11일에서 5일로 단축되고 반격훈련과 야외기동훈련까지 대폭 축소됐다. 이를 두고 미국 내에서는 김정은과의 대화를 위한 제스처라는 평가와 대북 억지력을 스스로 약화시킨다는 비판이 함께 나오고 있다. 향후 훈련 일정과 북미 대화 신호,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논의가 이 축소의 의미를 가를 지점이다.

한미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가 예정보다 일찍 끝났다. 합동참모본부는 당초 8월 17일부터 27일까지 잡혀 있던 일정을 17일부터 21일까지로 단축한다고 발표했다. 11일로 계획됐던 연습이 실제로는 5일로 반토막 났다. 24일부터 예정됐던 2부 연습, 그중에서도 반격 시나리오는 통째로 취소됐다.
발단은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그는 8월 16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관계를 언급하며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연합훈련을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했다. 연합훈련이 북한에 부적절한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이유였다. 미 국방부는 "필수적인 대비태세와 훈련 목표에는 아무런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Leonid Altman
지휘소연습만 줄어든 게 아니다. 실제 병력이 움직이는 야외기동훈련(FTX)이 함께 대폭 축소됐다. 해병대 연합훈련(KMEP)과 연합 부교 도하 훈련 등이 여기 포함되며, 일부는 취소되거나 시뮬레이션으로 대체됐다.
| 구분 | 지난해 | 올해 |
|---|---|---|
| UFS 연계 야외기동훈련 | 44건 | 14건 |
| 상반기 중대급 이상 훈련 | 51건 | 22건 |
다만 이 숫자에는 통계 방식 변화도 섞여 있다. 군은 올해부터 중대급 훈련을 대대급에 통합해 횟수에서 뺐다고 설명했다. 순수한 축소분과 집계 조정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주목할 점은 이 결정에 대한 평가가 미국 내부에서도 하나로 모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쪽은 대화 재개를 위한 제스처로 읽는다.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트럼프가 김 위원장과 외교적 교류를 다시 시도하려는 것으로 봤고,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대사 대리도 관계 복원용 제스처일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른 쪽은 억지력 훼손을 우려한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의장은 핵심 연합훈련을 약화하는 결정이 억지력과 대비태세만 해친다고 지적했다. 마크 몽고메리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2018년에도 실수였지만 2026년에는 더 큰 실수"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마크 켈리 상원의원 역시 "근시안적이고 명백한 실수"라고 했다.
해석이 갈리는 이유는 분명하다. 같은 축소를 놓고 한쪽은 협상의 문을 여는 카드로, 다른 쪽은 방어 태세를 스스로 낮추는 위험으로 보기 때문이다.
세 가지를 함께 보면 흐름을 읽기 쉽다.
첫째, 훈련 일정의 향방이다. 이번 축소가 올해에 그치는 일회성인지, 내년 연습까지 규모를 줄이는 기조로 굳는지가 관건이다. 2018년에도 을지연습과 KMEP가 함께 중단됐던 전례가 있다.
둘째, 북한과 미국의 실제 대화 여부다. 축소가 제스처라면 뒤이어 북미 접촉의 신호가 나와야 설득력을 얻는다. 아직 북한은 축소에도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셋째,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일정이다. 연합훈련은 전작권 전환 검증과 맞물려 있어, 훈련 축소가 로드맵에 영향을 주는지가 쟁점으로 남는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전작권 검증에 영향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이 부분은 계속 확인해야 할 대목이다.
축소는 이미 현실이 됐다. 남은 질문은 이것이 대화의 입구인지, 아니면 대비태세의 구멍인지다. 그 답은 훈련장이 아니라 앞으로의 북미 관계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