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월 14일 이란전에 협력하지 않은 나라들은 전쟁이 끝나면 미국에 배상해야 한다고 예고했다. 다만 배상 대상국과 금액, 청구 방식은 제시되지 않아 공식 청구가 아니라 압박성 발언 단계다. 한국은 이미 파병을 거부했고 연합훈련 축소와 맞물린 만큼, 방위비나 무기 구매 협상에서 이 발언이 지렛대로 쓰일지 지켜봐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월 14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이란 전쟁을 두고 "우리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았던 전 세계 국가들은 이 사기극 같은 큰불이 모두 끝나면 미국에 배상해야 하고, 그렇게 될 것"이라고 적었다. 호르무즈 해협으로 원유가 흐르는 상황을 언급하며, 미국이 자국보다 다른 나라들을 위해 이 일을 하고 있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이란 전쟁은 2026년 2월 미국이 주요 동맹국과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개시했다. 이란의 호르무즈 봉쇄로 국제유가가 치솟자, 트럼프는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에 군함 파병을 요구해 왔다.

Germannavyphotograph
발언의 무게와 별개로, 지금은 공식 청구가 아니라 예고 단계다. 트럼프는 배상을 요구할 대상 국가도, 금액도, 청구 방식도 제시하지 않았다. 전쟁이 끝난 뒤 배상을 받아내겠다는 구상을 밝힌 수준이다.
앞서 7월에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화물에 미국이 20%의 비용을 물려 보전하겠다는 구상을 내놓기도 했다. 방향은 일관되지만 아직 제도나 합의로 이어진 건 없다. 그래서 이 발언을 확정된 정책이 아니라, 향후 협상에서 쓰일 압박 카드로 읽는 편이 정확하다.
시점도 변수다. 트럼프는 같은 글에서 이란이 매우 급하게 협상을 원한다고 주장했다. 전쟁이 언제, 어떤 형태로 끝나느냐에 따라 배상 논의가 실제로 테이블에 오를지, 아니면 종전과 함께 흐지부지될지가 갈린다. 배상은 전쟁이 끝난 '뒤'의 이야기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한국은 이미 이란전 참전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SNS를 통한 일방적 파병 요구에 실제로 군함을 보낸 나라는 없었고, 한국도 거부했다. 동맹국과 사전 상의 없이 시작된 전쟁이라는 점에서, 파병 거부 자체를 두고 한국만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트럼프는 지난달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 규모 축소를 일방적으로 발표하면서 한국의 이란전 미협력과 연결지었다. 배상 발언이 곧바로 한국을 겨냥한 청구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방위비 분담이나 무기 구매 같은 다른 협상 테이블에서 지렛대로 등장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 협력하지 않은 대가를 다른 항목에서 요구하는 방식이다.
이 사안이 실제로 한국에 영향을 주는지는 다음 신호로 가늠할 수 있다.
정리하면 지금 확정된 것은 배상을 하겠다는 '발언'뿐이고, 한국을 상대로 한 청구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이 발언이 다른 협상의 명분으로 재활용될 수 있는 만큼, 배상 자체보다 그 명분이 어디에 붙는지를 지켜보는 편이 실질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