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9월 6~9일 프랑스를 국빈방문해 마크롱 대통령과 AI·우주·원자력·바이오 첨단산업 협력을 논의한다. 지난 4월 두 정상이 관계를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하며 낸 성과 문건 14건의 상당수가 양해각서였던 만큼, 이번 방문은 그 협력을 계약과 프로젝트로 구체화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원전 연료 협력과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결과가 구속력 있는 형태로 이어지는지, 호르무즈 파병 요청에 정부가 어떤 선을 긋는지를 함께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9월 6일 저녁 프랑스 남부 니스에 도착해 3박 5일 국빈방문에 들어갔다. 7일에는 생폴드방스에서 열리는 영화·영상 정상회의 뤼미에르 서밋에 마크롱 대통령과 공동의장으로 참석한다. 방문의 무게중심은 8일 파리다. 개선문 헌화와 공식 환영식에 이어 단독 오찬과 확대 정상회담이 잡혀 있고, 첨단산업 협력이 이 자리에서 논의된다.
이번 방문은 지난 4월 마크롱 대통령의 방한에서 시작됐다. 당시 두 정상은 양국 관계를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끌어올리기로 했고, 마크롱 대통령이 이 대통령을 뤼미에르 서밋 공동의장으로 초청하며 국빈방문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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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이번 회담의 핵심 경제 의제로 꼽는 분야는 AI, 우주, 원자력, 바이오다. 발표된 협력 방식은 공동 연구개발(R&D), 기업 간 협력, 상호 시장 진출으로 요약된다. 즉 당장의 대형 수주라기보다 함께 개발하고 서로 시장을 열어주는 틀에 가깝다.
원전은 다른 분야와 결이 조금 다르다. 지난 4월 한국수력원자력이 프랑스 오라노·프라마톰과 원자력 연료 공급망을 연계하는 양해각서를 맺었고, 이 대통령은 당시 "원전 연료 공급부터 글로벌 시장 공동 진출까지 이어지는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고 했다. 이번 방문은 그 연료 협력을 다시 확인하는 흐름 위에 있다. 콘텐츠 협력은 뤼미에르 서밋에서 AI 활용과 창작자 권리 보호를 다루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경제 성과를 담는 그릇으로는 한국과 프랑스 기업 20여 곳이 참여하는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이 마련됐다.
실속을 가늠하려면 지난 4월 정상회담이 참고가 된다. 당시 회담을 계기로 성과 문건 14건이 나왔고, AI를 포함한 11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기존 협정 3건을 개정했다.
문건 대부분이 양해각서, 즉 법적 구속력이 없는 협력 의향서였다는 점은 짚어둘 필요가 있다. 양해각서는 방향을 맞추는 출발선이지 계약이 아니다. 원전 연료 협력처럼 다음 방문에서 다시 언급되며 살아 있는 것도 있지만, 실제 계약이나 매출로 전환되기까지는 별도의 후속 절차가 남는다.
이번 순방이 사진 이상의 결과를 냈는지는 몇 가지로 나눠 보면 판단이 선다.
성과 문건의 건수 자체는 실속의 지표가 아니다. 몇 건이 구속력 있는 형태로 바뀌느냐가 실속이다.
이번 회담에는 경제만 있는 게 아니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요청하며 한국을 압박하고 있고, 이란은 한국이 이란에 맞서는 행동을 하면 전쟁 참여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4월 호르무즈 항행 자유 이니셔티브 회의를 주재한 바 있어, 양국 정상 간 관련 논의가 예상된다.
외교부는 자유로운 통항을 위해 국제사회와 소통하고 있다면서도, 국제 연대 참여와 미국의 파병 요청은 차원이 다른 문제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안보 부담에 어떤 선을 긋느냐는 경제협력의 분위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다. 회담 결과는 8일 이후 공개되는 만큼, 발표문에 담긴 표현이 '의향'인지 '합의'인지부터 구분해 읽는 편이 정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