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서울에서 중앙아 5개국과 첫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열고 핵심광물·에너지 공급망 다변화를 논의한다. 6대 핵심광물을 전량 수입하고 희토류의 95%를 중국에 기대는 한국에게, 우라늄 세계 1위 카자흐스탄 등 자원 부국과의 협력은 자원 안보 과제와 직결된다. '서울선언'이 구체적 사업과 기업 수주로 이어지는지가 이번 회의의 실질 성과를 가른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서울에서 제1차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주재한다.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 5개국과 여는 첫 다자 정상회의다.
정상회의에 앞서 연쇄 양자회담이 먼저 잡혔다. 14일 오후 우즈베키스탄을 시작으로 15일 오전 투르크메니스탄, 오후 카자흐스탄, 16일 오전 타지키스탄과 키르기스스탄 정상과 차례로 만난다. 이 가운데 우즈베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카자흐스탄 정상은 국빈방한, 타지키스탄·키르기스스탄 정상은 공식방한 형식이다.
이번 회의의 형식적 의미는 격상이다. 2007년 출범한 장관급 '한-중앙아 협력포럼'을 정상급 협의체로 끌어올리고, '서울선언'을 채택해 중장기 협력의 밑그림을 그린다. 정부는 자원·인프라에 집중됐던 협력의 폭을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과학기술, 기후·수자원, 재난 대응까지 넓힌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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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제의 무게중심이 핵심광물과 에너지에 실린 데는 이유가 있다. 한국은 이차전지와 반도체, 방산 같은 전략산업에 쓰이는 핵심광물을 사실상 전량 수입에 기댄다. 이투데이 등 보도를 보면 니켈·리튬·망간·코발트·흑연·희토류 등 6대 핵심광물의 수입 의존도는 100%에 이른다.
문제는 그 수입이 특정 국가에 쏠려 있다는 점이다. 광물별 대중국 의존도를 보면 편중의 정도가 드러난다.
| 광물 | 대중국 의존도 |
|---|---|
| 희토류 금속 | 95.1% |
| 마그네슘 | 84% |
| 니오븀 | 78% |
| 리튬 | 65% |
공급이 한 나라에 묶여 있으면, 그 나라의 수출 통제 한 번에 국내 기업의 생산 라인이 흔들린다. 실제로 중국은 최근 몇 년간 희토류와 흑연 수출을 통제 카드로 써왔다. 공급망을 다른 지역으로 넓히는 일이 통상 이슈를 넘어 자원 안보 과제가 된 배경이다.
중앙아시아는 그 대안으로 거론될 만한 조건을 갖췄다. 카자흐스탄은 세계 우라늄 공급의 약 40%를 담당하는 세계 1위 생산국이고, 크롬과 구리 매장량도 세계 상위권이다. 희토류 매장지도 여러 곳 보유하고 있다. 원전 연료부터 배터리·첨단소재 원료까지 한국이 필요로 하는 자원이 이 지역에 몰려 있다.
정부의 전략은 단순 구매에 그치지 않는다. 중앙아의 자원에 한국의 탐사·가공 기술을 결합해, 원자재를 캐서 사오는 단계를 넘어 가공과 소재 생산까지 이어지는 가치사슬을 현지에 만들겠다는 그림이다. 인프라·플랜트 분야에서 우리 기업의 현지 수주 기회를 넓히는 것도 목표다. 회의 기간에는 정부와 기업 관계자 약 500명이 참여하는 비즈니스 서밋도 함께 열린다.
정상회의는 방향을 정하는 자리이지, 그 자체로 계약이 체결되는 자리는 아니다. 그래서 '서울선언'이라는 선언 자체보다 그 뒤에 무엇이 붙느냐를 봐야 한다.
세 가지가 판단 기준이 될 만하다. 첫째, 선언이 구체적인 광물·에너지 협력 사업이나 양해각서로 이어지는가. 둘째, 협력이 원자재를 사오는 수준에 머무는지, 아니면 탐사·가공·소재까지 국내 산업으로 연결되는 구조로 설계되는가. 셋째, 기업이 실제 수주와 현지 진출로 성과를 내는가. 이 세 지점이 채워질수록 이번 회의는 외교 행사에서 공급망 다변화의 출발점으로 평가받게 된다. 반대로 선언과 사진만 남는다면, 의존도 수치는 그대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