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의 공세 확대로 9월 중순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처음으로 공습경보가 울렸지만, 국제유가는 급등 뒤 오히려 되돌림해 브렌트유는 배럴당 104달러 안팎으로 내려왔다. 공급 차질 우려로 튀었던 유가가 미국·중국의 중재 기대와 송유관 복구 전망에 진정된 것으로, 확전이 곧 유가 급등을 뜻하지는 않는다. 앞으로는 사우디 석유시설의 실제 생산 차질과 호르무즈·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 여부가 유가의 진짜 방향을 가른다.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 9월 18일 밤부터 19일 아침 사이 처음으로 공습경보가 발령됐다. 친이란 예멘 반군 후티가 드론과 미사일로 사우디 본토 공격을 강화하면서다. 7월 후티가 해상 봉쇄를 선언한 이후 리야드에 경보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흥미로운 대목은 시장의 반응이다. 수도까지 위협받는 상황인데도 국제유가는 급등하기는커녕 소폭 되돌림했다. '중동 확전=유가 급등'이라는 통념이 이번엔 그대로 들어맞지 않았다는 뜻이다.

Zifeng Xiong
지금 상황을 유가 관점에서 보려면 후티가 어디까지 왔는지부터 짚어야 한다. 후티는 홍해의 전략 거점 모카항을 점령하고 홍해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페림섬까지 장악했다. 9월 15일에는 이슬람 최고 성지 메카에 사상 처음 공격 위협 경보가 내려졌고, 16일에는 사우디 동서를 잇는 송유관이 공격으로 가동을 멈췄다.
사우디도 맞대응 중이다. 예멘 타이즈주와 하자주의 반군 진지를 폭격하고 있다. 2022년 유엔 중재 이후 이어지던 소강상태가 전면전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이 대치에서 나온다.
중동 충격에 대한 유가의 반응에는 일정한 리듬이 있다. 사건이 터지면 공급 차질 우려로 먼저 튀어 오르고, 실제 생산이나 수송에 큰 차질이 없거나 중재 움직임이 나오면 다시 내려앉는다.
이번에도 그랬다. 9월 16일 송유관 공격 등으로 브렌트유는 한때 배럴당 105달러대까지 올랐다. 그러다 18일에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103.87달러로 0.91% 내렸고, WTI도 100.30달러로 1.58% 하락했다. 절대 수준은 여전히 배럴당 100달러 안팎으로 높지만, 위로 치닫던 상승세는 일단 꺾인 모습이다. 값이 비싼 것과 더 오르는 것은 다른 문제다.
되돌림의 이유는 공급 우려를 덜어 준 소식들이다. 미국은 이란과의 협상 가능성을 언급했고, 중국은 이란에 후티를 자제시키라고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공격으로 멈췄던 사우디 송유관이 수일 내 수송 능력의 절반가량을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소식이 더해졌다.
그래서 앞으로 유가의 방향은 '경보'가 아니라 '실물'에서 갈린다. 확전 국면에서 원자재 시장을 볼 때 점검할 지점은 이렇게 정리된다.
판단 기준은 이렇게 잡을 수 있다. 헤드라인이 '위협·경보'에 머무는 동안에는 유가가 튀어도 되돌림 가능성이 크지만, '석유시설 가동 중단'이나 '해협 봉쇄'라는 단어가 등장하면 그때는 공급 차질이 현실이 된 신호로 보고 대응 수위를 높이는 편이 합리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