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6일 가자시티에서 앞선 폭격으로 약해진 6층 아파트가 뒤늦게 무너져 최소 20명이 숨지고 약 100명이 매몰됐다. 새 공습이 아니라 지연된 붕괴라는 점이 핵심으로, 같은 위험을 안은 손상 건물이 수천 채 남아 피해가 되풀이될 구조다. 중장비와 연료 부족으로 구조가 맨손에 의존하는지, 안전한 대체 대피시설이 마련되는지가 앞으로의 관건이다.

이번 참사의 핵심은 미사일이 떨어진 순간이 아니라 그 뒤에 있다. 9월 16일 새벽(현지시간) 가자시티 탈 알하와 지역의 6층 아파트가 통째로 주저앉았다. 이 건물은 앞선 이스라엘 공습으로 이미 균열이 생기고 구조가 약해진 상태였다. 새로운 폭격이 아니라, 오래전 입은 손상이 결국 건물을 무너뜨린 것이다.
집을 잃은 피란민들은 갈 곳이 없어 이렇게 위태로운 건물로 되돌아와 지냈다. 층마다 네 세대가 들어선 이 건물에는 여러 가족이 함께 몸을 의탁하고 있었다. 붕괴 당시 안에는 약 100명이 머물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사망자는 최소 20명, 부상자는 14명으로 집계됐고, 희생자 가운데 어린이가 상당수다. 사망자 수는 보도에 따라 21명으로, 어린이 희생자도 6명에서 12명까지 매체마다 다르게 전해진다. 혼선 자체가 잔해 속 집계가 아직 진행 중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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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만큼 무거운 문제는 그다음이다. 콘크리트 더미에 깔린 사람을 꺼내려면 굴착기와 크레인이 필요하지만, 가자에는 그런 중장비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유엔 인도주의 조정관은 중장비와 특수 장비, 연료와 엔진오일이 긴급히 필요하다고 밝혔다. 장비 반입이 막혀 있어 구조대와 주민들은 상당 부분 맨손으로 잔해를 걷어냈다. 매몰자 100명 가운데 상당수가 어린이로 알려진 상황에서, 시간이 곧 생존율인 구조 작업이 장비 부족에 발목을 잡혔다.
이번 붕괴가 특별히 운이 나빴던 사고로만 보기 어려운 이유가 있다. 전쟁이 길어지며 가자 전역에는 폭격으로 손상됐지만 여전히 사람이 사는 건물이 널려 있다. 집이 성한 곳을 찾기 어려워, 위험을 알면서도 반쯤 부서진 건물을 대피처 삼는 일이 흔해졌다. 손상돼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대피 건물이 수백 곳에 이르고, 일부 집계로는 그런 건물이 2000채 안팎에 달해 수만 명이 그 안에서 지내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이 건물들을 점검하거나 철거할 여력도, 대신 들어갈 안전한 대피시설도 없다는 점이다. 폭격은 멈춰도 이미 금이 간 구조물은 시간이 갈수록 위험해진다. 특히 겨울 우기가 다가오면 비에 젖어 더 약해진 건물이 추가로 무너질 수 있다고 유엔은 경고한다. 즉 이번 사건은 한 채의 붕괴가 아니라, 같은 조건에 놓인 수천 채가 예고하는 위험의 한 장면에 가깝다.
붕괴 직후 이집트는 중장비를, 아랍에미리트와 카타르는 구호 물품을 지원했고, 유엔개발계획(UNDP)도 장비와 인력을 투입했다. 그러나 이런 지원은 이미 벌어진 붕괴 현장을 수습하는 데 집중된다.
유엔 인도주의 조정관은 이번 비극이 "이런 건물에 사는 가족들이 처한 위험과 더 안전한 대체 시설의 시급함"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근본 해법은 잔해를 치울 장비를 넘어, 피란민이 들어갈 안전한 거처를 마련하는 데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전투와 봉쇄가 이어지는 한 그런 거처가 언제 확보될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그때까지 남은 손상 건물은 그대로 다음 사고의 후보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