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5일 이란 최대 원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 인근에서 원인이 확인되지 않은 폭발음이 여러 차례 감지됐다. 표적이 개별 유조선이 아니라 수출기지 인근이라는 점에서 앞선 피격과 성격이 다르지만, 아직 공격 여부도 원인도 이란 정부가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미군 공격설과 이란의 부인 가운데 무엇이 사실로 확정되는지가 위기 수위를 가르는 지점이다.
9월 5일 현지시간 오전 11시 4분경, 이란 하르그섬 인근 페르시아만에서 폭발음이 여러 차례 감지됐다. 그동안 미·이란 충돌의 무대는 오가는 유조선이었다. 이번에 폭발음이 난 곳은 배 한 척이 아니라 이란 원유 수출의 심장부다.
하르그섬은 이란 원유 수출량의 약 90%가 거쳐 가는 거점이다. 그래서 '어느 선박이 맞았나'보다 '기지 인근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나'가 먼저 확인해야 할 질문이 된다.
Photo by Fredrick F. on Unsplash
중요한 건 지금 시점에 확정된 게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파르스통신은 여러 차례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하면서도 상공이나 수면에서 연기나 불꽃 같은 징후는 관측되지 않았다고 했다. 메흐르통신도 소리의 원인과 출처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반면 혁명수비대에 연계된 타스님통신과 학생뉴스네트워크(SNN)는 소형 이란 유조선 1척이 섬에서 6해리 떨어진 해상에서 미군 미사일 공격을 받았으며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하르그섬이 불타는 AI 생성 영상을 올리며 "산산조각 나고 있다"고 했지만, 이란 측은 이를 "웃기는 일"이라며 일축했다.
정리하면 폭발음이 났다는 사실 자체는 여러 매체가 공통으로 전하지만, 그 원인이 미군 공격인지 사고인지, 실제로 무엇이 피격됐는지는 이란 정부의 공식 발표가 없는 상태다. 연기와 불꽃이 관측되지 않았다는 대목과 유조선이 피격됐다는 주장은 아직 나란히 놓여 있다.
뉴스가 쏟아질 때 실제 위기 수위를 가늠하려면 다음을 구분해서 보는 편이 낫다.
첫째, 표적이 무엇이었나다. 항행 중이던 개별 유조선인지, 하르그섬의 하역·저장 설비 같은 기지 시설 자체인지에 따라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둘째, 공격 주체와 사실관계다. 미군의 타격이 이란 정부 채널이나 미 당국을 통해 확인됐는지, 아니면 IRGC 연계 매체의 주장에 머무는지를 봐야 한다.
셋째, 수출 차질의 실제 규모다. 하역이 중단됐는지, 유조선 운항이 실제로 막혔는지가 유가와 호르무즈 정세에 직접 연결된다.
앞선 유조선 피격은 미군이 이란 유조선 3척을 격침하자 이란이 미국 연계 선박 3척을 보복 공격하는 방식이었다. 선박 대 선박의 맞대응이다. 이 경우 원유 흐름은 일부 차질을 빚지만, 우회 항로나 다른 선박으로 상당 부분 메울 여지가 있다.
수출기지 자체가 표적이 되는 상황은 성격이 다르다. 이란 원유 수출의 90%가 한 곳을 거친다면, 그 시설이 실제로 파손될 경우 수출 대부분이 동시에 묶인다. 개별 선박 피격이 물길 위 사고라면, 기지 타격은 수도꼭지를 잠그는 일에 가깝다.
다만 현재까지 확인된 것은 '기지 인근의 폭발음'까지다. 기지 시설이 실제로 타격됐다는 증거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은 유가 급등을 기정사실로 볼 단계가 아니라, 위 세 가지가 확인되는지를 지켜볼 단계다. 만약 기지 하역이 중단됐다는 사실이 확인된다면, 그때는 앞선 유조선 피격과는 다른 층위의 리스크로 읽는 것이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