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가 9월 9일 이란을 20년 만에 유엔 안보리에 회부했다. 찬성 23 대 반대 3의 표결이었지만 거부권을 쥔 러시아와 중국이 반대해 새 제재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실제 위험은 제재보다 6월 공습 이후 이어진 사찰 공백에 있어, 안보리 후속 논의와 이란·IAEA 협력 재개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가 9월 9일 이란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는 결의를 채택했다. 35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이사회가 이란 핵 문제로 이런 결정을 내린 건 20년 만이다. 이란이 핵확산금지조약(NPT)상 사찰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다.
표결은 찬성 23, 반대 3, 기권 8로 갈렸다. 결의안은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 함께 제출했고 러시아와 중국, 니제르가 반대했다. 찬성이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중국이 등을 돌린 구도라는 점이 이후 전개를 좌우한다.
회부는 이사회가 "이란이 비확산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고 공식 판정해 그 사안을 안보리로 넘긴다는 뜻이다. 여덟 나라가 기권한 대목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란을 편들지는 않지만 서방 주도의 압박에도 거리를 두겠다는 중간지대가 그만큼 존재한다는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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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은 회부를 정면으로 거부했다. 이란 유엔대표부는 "지금 상황은 오로지 미국과 이스라엘 정권의 범죄적 침략 행위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규정을 어긴 쪽은 자신들이 아니라 핵시설을 공격당한 피해자라는 논리다.
실제로 2025년 6월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핵시설 세 곳을 공습했고, 그 뒤로 IAEA 사찰단은 현장 접근을 거부당하고 있다. 이란은 지난해 10월 유럽이 '스냅백'으로 유엔 제재를 되살리자 사찰 재개 합의였던 카이로 합의마저 무효라고 선언했다. 이번 회부는 그 대치가 한 단계 더 굳어진 결과다.
회부가 곧 새 제재나 군사행동을 뜻하지는 않는다. 유엔 제재는 이미 지난해 스냅백으로 복원된 상태다. 여기에 안보리가 추가 제재를 얹으려 해도 거부권을 쥔 러시아와 중국이 막아서면 통과가 어렵다. 이번 결정을 두고 "상징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그렇다고 무게가 없는 것은 아니다. 20년 만의 비확산 위반 판정은 이란을 외교적으로 더 고립시키고, 서방이 앞으로 내놓을 조치의 명분이 된다. 압박의 실질 효과보다 명분과 진영 결집이 이번 조치의 실제 성격에 가깝다.
지금 가장 불투명한 대목은 이란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외부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IAEA는 이란이 60%까지 농축한 우라늄을 400㎏ 안팎 보유한 것으로 추정하지만, 6월 공습 이후 검증 자체가 끊겼다. 이 우라늄이 어디에 있고 얼마나 더 농축됐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
60%라는 수치도 그냥 넘길 숫자가 아니다. 핵무기에 쓰이는 농도는 통상 90% 안팎인데, 60%는 거기서 기술적으로 한 발 앞선 단계다. 원료가 있고 사찰의 눈이 닫혀 있다는 두 조건이 겹치면서 서방이 이번 회부를 서두른 셈이다.
확전 여부를 가늠하려면 몇 가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안보리가 실제 논의에 착수하는지, 러시아와 중국이 어느 선까지 이란을 감싸는지, 이란과 IAEA가 사찰 협력을 다시 여는지다. 협력이 끊긴 채 시간이 길어질수록 오판과 충돌 위험은 커진다. 반대로 물밑 협상이 재개된다면 이번 회부는 압박 카드로만 남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