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자본으로 출범한 LIV골프가 2026년 9월 8일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챕터11)를 신청했고, 신고된 부채는 자산의 두 배 수준이다. 4년간 50억달러 넘게 쏟아붓고도 흥행에 실패하자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지원을 접은 결과다. 이는 PIF가 스포츠를 우선순위에서 빼고 자본을 재배치하는 흐름의 한 장면으로, 앞으로 채권 정리와 새 투자자 주도의 재출범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을 등에 업고 PGA투어에 도전장을 냈던 신생 골프 리그 LIV골프가 2026년 9월 8일 미국 뉴저지주 파산법원에 연방파산법 11조, 이른바 챕터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파산보호는 곧바로 문을 닫는 청산이 아니라, 법원 관리 아래 빚을 정리하며 사업을 이어가려는 절차다.
신청서에 적힌 자산은 1억~5억달러, 부채는 5억~10억달러다. 갚아야 할 돈이 가진 것의 두 배 안팎이라는 뜻이다. 흥미로운 대목은 최대 채권자 명단이다. 거액을 받고 합류했던 욘 람, 브라이슨 디섐보 같은 스타 선수들이 돈을 받지 못한 무담보 채권자 상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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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아쇠는 돈줄이었던 사우디 국부펀드(PIF)다. PIF는 올 상반기 2026시즌을 끝으로 투자를 종료하겠다고 밝혔고, 그로부터 약 4개월 만에 리그가 파산보호로 갔다.
PIF가 그동안 쓴 돈은 4년간 50억달러가 넘는다. 스타 선수 영입에만 10억달러를 썼고, 대회당 상금을 2500만달러까지 올렸다. 그런데도 흥행은 기대에 못 미쳤다. 54홀에 여러 조가 동시에 출발하는 샷건 방식, 컷 탈락이 없는 구조는 중계의 긴장감을 떨어뜨렸다. 그사이 PGA투어는 상금을 올리고 세계랭킹 포인트를 내주지 않는 방식으로 맞서 LIV의 매력을 깎았다. 돈을 계속 부어도 손익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자본을 대던 쪽이 발을 뺀 셈이다.
이 장면을 LIV 하나의 실패로만 보면 절반만 읽는 것이다. PIF 이사회는 2026년 4월 2026~2030년 전략을 승인하면서 여섯 개 우선 분야를 정했는데, 관광·엔터테인먼트, 도시개발, 첨단제조, 산업·물류, 청정에너지, 그리고 네옴(NEOM)이 그것이다. 이 목록에 스포츠는 없다.
실제로 다른 종목에서도 후퇴가 확인된다. 테니스와 스누커 지원을 줄였고, 2029년 아시안겨울게임과 2035년 럭비월드컵 유치를 접었으며, 자국에서 열던 스누커 대회도 취소했다. 오일머니가 스포츠를 사들이던 몇 년간의 흐름이 방향을 바꾼 것이다.
다만 전면 철수는 아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뉴캐슬에는 2억6000만달러 규모의 훈련장 투자를 이어가며 2029-30시즌부터 쓰겠다고 밝혔다. 밑 빠진 독처럼 보이는 곳은 끊고, 자산 가치가 남는 곳은 쥐고 가는 선별적 재배치에 가깝다.
LIV는 여기서 끝이 아니라 재편을 노린다. PIF는 파산 절차를 진행하는 동안 쓸 자금(DIP) 약 5000만달러를 대기로 했고, 런던의 사모펀드 BC파트너스가 2027년 재출범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가 거론된다. 리그는 선수에게 권한과 책임을 더 주는 '선수 중심' 모델로 다시 서겠다는 구상이다.
그래서 관전 포인트는 세 가지다. 법원에서 선수·업체들의 채권이 어떻게 정리되는지, BC파트너스가 실제로 자금을 확정해 2027년 리그를 띄우는지, 그리고 사우디가 앞으로 스포츠에 다시 지갑을 열 조짐이 있는지다. 이 셋이 향후 몇 달간 중동 자본과 글로벌 스포츠 시장의 관계를 가늠할 잣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