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9월 18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강세에 힘입어 6800선을 회복했다. 이번 반등은 AI 투자가 금리를 밀어올린 이례적 국면에서 반도체 기대가 금리 부담을 상쇄한 결과로, 과거 인상기와 성격이 다르다. 추격 매수 전에는 반도체 쏠림, 외국인 수급, 자사주 효과, 유가·장기금리 네 가지를 확인해야 한다.
9월 18일 코스피가 6800선을 회복했다. 장 초반 2.54% 오른 6,885.70으로 출발해 오전 내내 6,860선을 지켰다. 불과 한 달 전 미국 장기금리 급등에 지수가 크게 출렁였던 것을 생각하면 빠른 반등이다.
반등을 끌어올린 것은 두 종목이다. 이날 삼성전자가 2.38%, SK하이닉스가 4.01% 올랐다. 시가총액 1·2위가 함께 뛰면 지수는 그 무게만큼 따라 오른다. 이번 6800 회복도 사실상 반도체가 만든 숫자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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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적인 방아쇠는 밤사이 뉴욕 증시였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대에서 4.9%대로 내려앉았고,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3.14% 뛰었다. 마이크론은 5.50%, 엔비디아는 2.54% 올랐다. AI 반도체 수요에 대한 기대가 다시 살아나면서 국내 반도체주로 온기가 옮겨온 셈이다.
여기에 국내 요인도 겹쳤다. 8월 말 삼성전자는 200만 주, SK하이닉스는 65만 주를 장내에서 사들이겠다고 공시했다. 자사주 매입 물량으로 추정되는 기타법인 순매수가 지수 하단을 받쳤다.
의문이 남는다. 미국 금리가 오르는데 왜 주식이 반등했을까. 답은 이번 금리 상승의 성격에 있다.
8월 18일 미국 30년물 국채금리는 5.31%로 2007년 이후 19년 만에 최고를 찍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이 있었다. 9월 연방준비제도 금리 인상 확률은 70%에서 30%로 낮아졌는데도 장기금리는 올랐다. 연준이 밀어올린 금리가 아니라는 뜻이다.
배경은 채권 공급이다. 알파벳·아마존·메타 같은 AI 기업이 회사채를 쏟아냈다. 발행 규모가 연 2200억 달러로 지난해 연간의 두 배를 넘겼다. 정부 국채와 기술기업 회사채가 동시에 풀리면서 채권값이 눌렸고, 그 결과 금리가 올랐다. 기업이 투자할 돈을 시장에서 빨아들인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과거 금리 인상 국면과 다른 지점이 여기다. 예전엔 금리가 오르면 성장주와 반도체가 먼저 밀렸다. 이번엔 AI 투자 자체가 금리를 밀어올린 원인이라, 반도체 실적 기대가 금리 부담을 상쇄하는 구도가 나타났다.
반등은 반가운 신호지만, 구조를 뜯어보면 확인할 대목이 여럿이다.
첫째, 쏠림이다. 지수를 끌어올린 힘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돼 있다. 두 종목이 흔들리면 지수도 같이 흔들린다. 반도체 반등이 실적으로 확인되기 전까지는 지수 상승을 시장 전반의 회복으로 읽기 어렵다.
둘째, 외국인 수급이 아직 애매하다. 이날 오전 외국인은 순매도와 순매수 사이를 오갔고, 며칠간 이어진 매도세가 매수로 완전히 돌아섰다고 보기엔 이르다. 외국인 매수가 하루짜리인지 추세인지는 이후 며칠의 흐름으로 확인해야 한다.
셋째, 자사주 매입 효과는 오래가지 않는다. 회사가 사들이는 물량은 수급을 받쳐주지만 실적 개선과는 다른 이야기다. 공시된 매입이 끝나면 그 버팀목도 사라진다.
넷째, 불씨가 됐던 금리와 유가가 언제든 반대로 움직일 수 있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연장이 불투명해지며 브렌트유는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고, 채권 수급 부담도 그대로다. 장기금리가 다시 튀면 이번 반등의 근거가 흔들린다.
정리하면, 지금 국면은 반도체 기대가 금리 부담을 이겨낸 자리다. 추격 매수를 고민한다면 지수 숫자보다 이 네 가지가 어느 방향으로 풀리는지를 먼저 보는 편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