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덕 교수가 8월 29일 시마네현산 '일본 다케시마' 표기 쌀을 공개하면서, 2월 카레와 4월 요나고공항 소금에 이어 독도 표기 상품이 또 등장했다. 이는 다케시마의 날 행사를 전후로 반복되는 흐름으로, 상품 종류만 바뀔 뿐 지역사회에 독도를 자국 영토로 각인시키려는 목적이 깔려 있다. 표기는 한국이 실효 지배하는 독도의 지위를 바꾸지 못하지만, 반복되는 여론전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남은 과제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8월 29일 자신의 SNS에 일본 시마네현산 쌀 사진을 공개했다. 2㎏짜리 포장지에는 '시마네현산 쌀'이라는 표기와 함께 '일본 다케시마(日本國竹島)'라는 문구가 큼지막이 찍혀 있었다. 다케시마는 일본이 독도를 부르는 이름이다.
서 교수는 "다양한 굿즈를 만든다고 독도가 일본 땅이 되느냐"며 "시마네현은 역사를 직시하고 독도에 관한 억지 주장을 멈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쌀이 상시 판매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고, 매년 2월 22일 '다케시마의 날' 행사 때 등장했던 물품으로 추정된다. 판매 규모보다 눈여겨볼 지점은 표기 자체다. 식품 포장이라는 일상적인 물건에 영유권 주장을 실었다는 점에서, 소비자의 눈에 자연스럽게 반복 노출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Daniel Trotta
이번 쌀은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라 이어져 온 흐름의 연장선이다. 올해 2월, 시마네현청 지하 구내식당에서는 이른바 '다케시마 카레'가 다시 등장했다. 밥으로 독도의 동도와 서도 모양을 만들고 카레 소스를 부은 뒤 '죽도(竹島)' 깃발을 꽂은 메뉴다. 이 카레는 2024년과 2025년에 이어 3년 연속 등장했다.
4월에는 상품이 더 정교해졌다. 시마네현 관문인 요나고공항 상점에서 시마네현산 소금이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한 채 팔린 것이다. 포장에는 오키섬과 독도의 거리를 157㎞로 적고, '국립공원 오키'라는 문구와 함께 독도를 일본 국립공원의 일부처럼 보이게 한 지도까지 넣었다. 밥으로 형상을 흉내 낸 카레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방식이다.
한식당 메뉴에서 공항 판매 상품으로, 다시 생활 필수품인 쌀로 옮겨온 셈이다. 표기 대상만 바뀔 뿐 핵심 문구는 그대로다.
서 교수는 시마네현이 몇 년째 이런 상품을 꾸준히 내놓는 이유를 지역 공무원과 주민들에게 독도를 자국 영토로 각인시키려는 전략으로 분석했다. 일회성 해프닝이 아니라 반복을 통해 인식을 굳히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시점도 이 해석을 뒷받침한다. 카레는 매번 '다케시마의 날'을 앞두고 등장했고, 쌀 역시 같은 행사와 엮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정 기념일에 맞춰 상품을 반복 노출하는 방식은 단발성 도발과는 결이 다르다. 소금에 거리와 지도까지 새겨 넣은 대목은, 이런 상품이 단순 기념품을 넘어 특정 주장을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수단으로 쓰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핵심은 분명하다. 독도는 한국이 경찰을 배치하고 주민이 거주하며 실효적으로 지배하는 영토다. 포장지 문구나 카레 깃발이 이 사실을 바꾸지는 못한다. 서 교수의 "굿즈를 만든다고 독도가 일본 땅이 되느냐"는 말도 같은 취지다.
다만 표기의 실제 효력이 없다는 점과, 이런 반복을 방치해도 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국내에서는 제보를 통한 공개와 규탄, 독도를 알리는 맞대응 콘텐츠 제작이 주로 시민 차원에서 이뤄져 왔다. 상품이 카레에서 소금, 쌀로 번지는 흐름을 볼 때, 다음 유형이 또 나올 가능성은 열려 있다. 한 번의 규탄으로 끝날 사안이 아니라 매년 되풀이되는 패턴인 만큼, 그때그때의 대응보다 이런 표기가 국제사회로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 꾸준한 관리가 더 실질적이다. 표기가 아니라 반복되는 여론전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남은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