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이 공화당을 앞서며 하원 다수당 탈환 가능성이 커졌는데, 생활비와 트럼프 지지율 하락이 배경이다. 하원이 넘어가면 예산과 조사권을 쥔 민주당이 트럼프의 입법 어젠다를 묶을 수 있지만, 관세와 행정명령 같은 대통령 단독 권한은 그대로 남는다. 상원 향방과 예산 대치, 남은 정치 일정을 함께 지켜봐야 한다.

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하원 435석 전부가 다시 선출된다. 여론조사 흐름은 민주당 쪽으로 기울어 있다. 정당 지지도를 묻는 조사에서 민주당은 공화당을 대체로 앞서는데, 조사에 따라 3%포인트 안팎부터 두 자릿수까지 격차가 벌어진다.
원인은 뚜렷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40%를 밑도는 수준이고, 유권자의 불만은 생활비에 몰려 있다. 앞서 미 연준이 물가를 잡겠다며 기준금리를 다시 올렸을 만큼 인플레이션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의료비 부담을 두고는 공화당 내부에서도 경고가 나왔다. 역사적으로도 대통령 지지율이 50%를 크게 웃돌지 않으면 집권당이 중간선거에서 하원 의석을 잃는 경우가 많았다.

Edmond Dantès
하원 다수당이 바뀌면 트럼프는 남은 임기 내내 만만치 않은 견제에 직면한다. 가장 직접적인 지렛대는 예산이다. 미국에서 세출 법안은 하원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면 트럼프가 원하는 감세나 지출을 쉽게 통과시키기 어렵다. 예산안을 둘러싼 대치가 길어지면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번지기도 한다.
조사와 감독 권한도 넘어간다. 다수당은 상임위원장 자리를 차지해 청문회를 열고 소환장을 발부할 수 있다. 행정부를 상대로 한 조사가 늘어난다는 뜻이다. 탄핵 소추도 하원 단독으로 가능하다. 다만 최종적으로 파면하려면 상원에서 3분의 2가 유죄로 판단해야 하므로, 실제 처벌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소추 자체가 정치적 압박 카드에 가깝다.
하원이 넘어가도 대통령이 혼자 행사할 수 있는 권한까지 막히는 것은 아니다. 관세 부과, 행정명령, 외교 협상은 상당 부분 대통령 권한에 속해 의회 다수와 무관하게 밀어붙일 수 있다.
이 대목이 한국에는 중요하다. 통상과 관세는 트럼프가 단독으로 움직여온 영역이라, 하원이 민주당으로 바뀌어도 대외 통상 기조가 곧바로 뒤집힌다고 보기는 어렵다. 반면 대외 원조나 예산이 걸린 사안은 하원의 영향권 안에 있다. 그래서 미국 정치 지형 변화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분야마다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통상 리스크는 의회보다 백악관을 계속 봐야 하고, 예산·입법이 얽힌 사안은 하원 구성에 따라 달라진다.
하원과 달리 상원은 셈법이 복잡하다. 현재 공화당이 53석으로 다수이고, 이번에 개선되는 35석 중 22석이 공화당 몫이라 지켜야 할 자리가 더 많다. 민주당이 다수가 되려면 네 석을 새로 가져와야 한다. 공화당이 유리한 출발선에 있지만 경합 지역이 여럿이라 예측은 엇갈린다. 만약 상원이 50 대 50으로 갈리면 밴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쥔다.
하원만 민주당이 가져가고 상원은 공화당이 지키면, 입법은 사실상 교착에 빠진다. 어느 쪽도 상대를 무시하고 법을 통과시키기 어려운 구도다.
선거 전이라 의석수를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하원이 민주당으로 넘어가는 흐름이라면, 트럼프의 남은 임기는 입법보다 대통령 단독 권한에 더 기대는 방향으로 흐를 공산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