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각각 300억달러, 총 600억달러 규모 비민감 품목의 상호 추가관세를 대부분 없애기로 하고 무역휴전을 내년 1월 10일까지 연장했다. 한국은 이 합의의 당사자가 아니어서 영향은 대부분 대중 중간재 수출과 미국 시장 경쟁이라는 간접 경로로 나타난다. 대두가 빠지고 휴전 시한이 짧다는 점에서 근본 갈등은 남아 있어, 업종별로 어느 경로의 영향을 받는지 나눠 살펴야 한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에게 추가로 매겼던 관세를 일부 되돌리기로 했다. 규모는 양국이 각각 300억달러씩, 합쳐서 600억달러(약 81조5,760억원)어치다. 대상 품목의 90% 이상에서 추가 관세를 없애고 최혜국대우 세율만 적용한다.
핵심은 '비민감 품목'에 한정됐다는 점이다. 미국은 완구·폭죽·가정용품 등 77개 항목을, 중국은 육류·수산물·곡물·석탄·의료기기 등 1,619개 품목을 명단에 올렸다. 반면 희토류와 인공지능 핵심 기술, 원유, LNG는 빠졌다. 갈등의 핵심 전선은 그대로 둔 채, 부담이 적은 영역에서 숨통을 튼 합의다.
| 구분 | 주요 품목 |
|---|---|
| 미국이 인하 | 완구·폭죽·가정용품·스포츠용품 등 77개 |
| 중국이 인하 | 곡물·수산물·석탄·의료기기 등 1,619개 |
| 이번에 빠진 것 | 대두, 희토류, AI 핵심기술, 원유·L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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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대목은 미국산 대두가 중국의 인하 명단에서 빠졌다는 점이다. 대두에는 10%의 추가관세가 그대로 남았고, 대신 별도 협상 트랙에서 연간 구매 물량을 논의하는 방식으로 미뤄졌다.
농산물은 양국 모두에 정치적으로 민감한 품목이다. 대두가 이번 명단에서 제외됐다는 사실은, 이번 합의가 다루기 쉬운 영역에 머물렀고 민감한 분야의 갈등은 협상 밖에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먼저 짚을 점은 한국이 이 합의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관세를 주고받은 것은 미국과 중국이고, 한국 제품의 세율이 직접 조정된 게 아니다. 그래서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대부분 간접적이며, 업종에 따라 방향이 갈린다.
영향이 흘러오는 경로는 크게 둘로 나눠 살펴볼 수 있다.
한국의 대중 수출은 완제품보다 중간재 비중이 크다. 지난해 기준 대중 수출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78.9%로, 반도체·석유화학·디스플레이·전자부품이 여기에 해당한다.
미중 교역이 늘고 중국 제조업 생산이 살아나면, 중국 공장이 쓰는 한국산 부품 수요도 함께 늘어날 여지가 있다. 자신이 속한 기업이 중국에 부품·소재를 대는 구조라면, 중국의 대미 수출이 실제로 회복되는지를 지표로 지켜볼 만하다. 다만 이는 가능성이지 확정된 효과는 아니다.
반대 방향의 압력도 있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 관세를 낮추면 그만큼 중국산의 가격 경쟁력이 살아난다. 미국 시장에 공장을 세우거나 완제품을 파는 한국 기업은, 그 시장에서 중국 업체와 더 직접적으로 부딪히게 된다. 자동차나 가전처럼 미국 내 판매 비중이 큰 업종이 특히 그렇다.
결국 같은 합의가 부품 수출 기업에는 기회로, 완제품 수출 기업에는 경쟁 심화로 다르게 작용할 수 있다.
이번 합의는 무역휴전을 2개월 연장해 내년 1월 10일까지 이어가기로 한 조치와 묶여 있다. 시한이 짧다는 점은 그 자체로 변수다. 후속 협의가 어긋나면 관세가 다시 오를 수 있고, 대두처럼 빠진 품목은 언제든 협상 카드로 돌아온다.
판단 기준은 분명하다. 이번 인하를 구조적 개선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시한이 정해진 임시 조치로 보고 대중·대미 수출 경로별 변화를 각각 추적하는 편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