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9월 24일 정상회담에서 7년을 끌어온 투자보장협정 개정 협상을 타결하고 원유·핵심자원 공급망 대화채널을 새로 열었다. FTA가 없는 상태에서 멕시코가 비협정국 관세를 올린 터라, 개정 협정은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투자 안전판을 보강하는 조치다. 다만 협정은 서명과 국회 비준 절차가 남았고 FTA는 아직 연구 단계여서, 실제 발효 시점과 통상 협상의 진전을 지켜봐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과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9월 24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대통령궁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오래 미뤄졌던 투자보장협정 개정 협상을 타결했다. 두 정상은 '2026~2030 한·멕시코 공동행동계획'도 함께 채택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멕시코가 중남미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한국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게 됐다고 밝혔다. 두 나라 관계의 격을 한 단계 끌어올린 셈이다.
투자보장협정은 상대국에 투자한 기업의 자산을 함부로 수용하거나 차별하지 못하게 하고, 분쟁이 생기면 국제 중재로 풀 수 있게 하는 장치다. 협정 자체는 이미 있었지만 낡은 조항을 손보는 개정 협상이 7년간 매듭지어지지 않다가 이번에 마무리됐다.
타결이 곧 발효는 아니다. 앞으로 양국의 서명과 국회 비준 동의 절차가 남아 있어, 실제 효력이 생기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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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회담에서는 원유와 핵심 자원 공급망을 다룰 양국 부처 간 대화 채널을 출범시키기로 했다. 국장급 공동위원회와 실무그룹도 함께 신설된다.
멕시코는 원유를 생산하고 자원을 가진 나라다. 전기차 배터리와 반도체 소재로 이어지는 공급망에서 특정 국가 의존을 줄이려는 한국 입장에선, 자원 문제를 정례적으로 논의할 통로를 확보했다는 점이 실질적 성과다. 다만 지금 단계는 논의 채널을 연 것이지, 구체적인 물량이나 조건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
양국은 이번 순방에서 경제·개발, 학술교류, 문화·관광, 과학기술, 지식재산권, 농업, 치안·국방 등 7개 분야에 걸쳐 모두 17건의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이 가운데 산업계가 눈여겨볼 대목은 과학기술과 지식재산권이다. 현지 생산이 늘수록 특허와 기술 보호 문제가 따라붙기 때문이다. 여기에 양국 수출입은행 간 1억 달러 규모의 전대금융이 새로 마련돼, 멕시코에 진출하려는 기업이 현지 자금을 조달할 통로가 하나 늘었다.
MOU는 법적 구속력이 약한 협력 약속인 경우가 많다. 실제 사업으로 이어질지는 후속 계약에서 판가름 난다.
배경을 알아야 이번 합의의 무게가 보인다. 한국과 멕시코 사이에는 아직 FTA가 없다. 멕시코 정부는 2025년 1월 FTA를 맺지 않은 나라를 겨냥해 신발·섬유·철강·자동차 등 1,463개 품목에 관세를 물렸다. 관세율은 대체로 5~35% 수준이고 일부 철강 제품은 50%까지 매겨졌는데, 한국도 대상국에 포함됐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약 500곳으로 알려져 있다.
관세는 이번 회담에서 곧바로 풀리지 않았다. 두 정상은 FTA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통상 당국 간 공동 이익 연구를 진행하기로 했을 뿐, 협상 재개 일정까지 못 박지는 않았다.
정리하면 이렇다. 이번 순방의 실질 성과는 관세 인하가 아니라 투자 안전판 보강 쪽에 있다. 이미 멕시코에 공장을 두고 북미 시장을 노리는 기업이라면 개정 협정의 발효 시점을, 신규 진출을 저울질하는 기업이라면 FTA 협상이 실제로 재개되는지를 각각 확인하는 편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