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0일 뉴욕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2.66% 내리고 인텔과 SK하이닉스 ADR이 5%대 급락하는 등 반도체주가 일제히 빠졌다. 실적 악재가 아니라 유가 급등과 국채금리 상승이라는 매크로 충격이 금리 민감 기술주를 누른 것이 이번 하락의 성격이다. 국내 반도체주도 동조화로 개장 초 약세 압력을 받기 쉬우나, 지속 여부는 다음 FOMC 이후 유가와 국채금리 방향에서 갈린다.
9월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반도체주가 일제히 빠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2.66% 내렸고, 인텔은 5.57%,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는 5.2%, 마이크론은 4.9% 급락했다. 상대적으로 덜 빠진 엔비디아도 2.26% 하락했다.
주목할 점은 하락의 이유다. 반도체 업황이나 개별 기업 실적에 새 악재가 터진 게 아니다. 국제유가가 뛰고 미 국채금리가 오른 매크로 충격이 방아쇠였다. 이날 WTI는 배럴당 102.48달러로 6.69% 뛰었고,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4.95%까지 올라 2023년 10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며칠 뒤 이 금리는 5%마저 넘었다.
금리가 오르면 먼 미래의 이익을 현재가치로 환산할 때 할인율이 커진다. 성장 기대가 주가에 크게 반영된 반도체·AI 종목일수록 이 계산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기사도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 중심의 매도세"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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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 섹터의 움직임은 이튿날 국내 기술주의 방향을 가늠하는 선행지표처럼 작동해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필라델피아 지수가 조정받으면 개장부터 약세로 출발하는 경우가 많았다.
경로는 두 가지다. 하나는 외국인이 글로벌 반도체 익스포저를 함께 줄이면서 국내 대형주를 동반 매도하는 흐름이다. 다른 하나는 SK하이닉스처럼 미국에 ADR이 상장된 종목은 간밤 ADR 낙폭이 다음 날 국내 주가에 그대로 반영되기 쉽다는 점이다. 실제로 과거 필라델피아 지수가 3% 가까이 급락했을 때 SK하이닉스는 2.89% 내린 사례가 있다.
다만 개장 이후 국내 지수와 종목별 실제 등락 폭은 그날의 환율, 외국인 수급, 개별 뉴스에 따라 달라지므로 시가만 보고 하루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지금 시점에서 둘을 가르는 기준은 '유가와 금리가 어디서 멈추느냐'다.
이번 하락의 뿌리는 반도체 수요가 아니라 미·이란 충돌과 사우디 송유관 문제로 촉발된 에너지·금리 급등이다. 원인이 공급 충격인 만큼, 유가가 진정되고 국채금리가 5%대에서 되돌려지면 반도체주는 실적 기대를 따라 되돌아설 여지가 있다. 반대로 유가 급등이 물가를 자극해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긴축으로 기울고 금리가 더 높은 곳에서 굳어지면, 밸류에이션 부담은 단발성 조정을 넘어 이어질 수 있다.
핵심은 FOMC의 인상·동결 결과 자체가 아니다. 발표 이후 국채금리와 유가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느냐, 그리고 긴축 속도가 완만할 것이라는 인식이 형성되느냐가 반등 여부를 가른다.
방향을 예단하기보다, 며칠간 아래 지표들의 흐름을 함께 확인하는 편이 낫다.
유가와 금리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드는 신호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매크로發 변동성이 반도체주에 더 크게 실린다는 점을 감안하는 게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