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9월 22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약 30분간 깜짝 정상회담을 갖고 핵잠수함, 조선 협력, 전작권 전환을 논의했다. 이번 회담은 대미투자 1호 사업이 확정되면서 전격 성사된 것으로, 새로운 합의라기보다 그동안 발표된 현안의 후속 실무협상을 가속하기로 한 자리에 가깝다. 핵잠 연료나 전작권 전환 시점 같은 핵심 조건은 여전히 워싱턴에서 이어질 후속 협의에 달려 있어 그 진행 단계를 확인해야 한다.
이번 회담은 원래 유엔총회 일정에 잡혀 있지 않았다. 별도 정상회담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였는데, 대미투자 협상이 막판에 진전을 이루면서 상황이 빠르게 바뀌었다. 회담을 촉발한 것은 정부가 대미투자 1호 사업으로 확정한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다.
즉 회담의 출발점은 안보가 아니라 투자였다. 협상이 풀리자 그 자리에서 핵잠수함과 전작권 같은 안보 현안이 함께 테이블에 올라온 구조다. 회담은 9월 22일 현지시간 저녁 7시20분께 시작해 약 30분간 이어졌고,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세 번째 한미 정상회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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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정상이 다룬 의제는 크게 네 갈래다. 북미 대화, 핵잠수함, 조선 협력, 그리고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다.
북미 대화에서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의지를 재확인한 점을 성과로 꼽았다. 핵잠수함은 연료와 농축·재처리 문제까지 폭넓게 거론됐고, 한국은 관련 논의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조선 협력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심을 둔 사안으로 후속 협의를 서두르기로 했다.
여기서 짚어둘 점은 이 의제들이 이번에 처음 나온 게 아니라는 것이다. 대부분 그간 실무선에서 논의돼온 현안이고, 이번 회담은 그 흐름을 정상 차원에서 확인하고 가속에 힘을 실은 자리에 가깝다.
네 의제 중 성격이 조금 다른 게 전작권 전환이다. 청와대 설명에 따르면 전작권 전환이 정상급 차원에서 논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국 측에 한국의 입장을 많이 설명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많이 이해하게 됐다고 전했다. 다만 표현은 신중했다. 여러 조건을 충족해가며 가급적 빨리 마무리 짓고 싶다는 것이 우리 측 기류다. 확정된 시점표가 나온 게 아니라, 그동안 실무 협의에 머물던 사안을 두 정상이 직접 언급했다는 데 무게가 있다.
정리하면 이번 회담에서 새로 서명된 합의는 없다. 확정된 것은 방향이고, 조건과 일정은 이후 협상 몫이다.
특히 핵잠수함 연료 문제는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이라는 큰 벽과 맞닿아 있다. 우라늄 농축이나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는 협정 개정 없이는 진전이 어렵다. 이번에 방향을 확인했더라도 실제 문턱을 넘는 일은 별개다. 양국은 후속 논의를 워싱턴DC에서 이어가기로 했고, 원자력협정·핵잠·조선·전작권을 함께 가속하기로 했다.
앞으로 이어질 워싱턴 실무협의를 볼 때 다음 세 가지를 구분해 확인하면 상황을 읽기 쉽다.
두 정상은 연말 마이애미 G20 정상회의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다. 그전까지 나올 후속 협의 결과가 이번 회담의 실질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이다. 발표된 방향이 실제 조건과 시점으로 바뀌는지가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