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8월 22일 캐나다산 200억 달러 규모 554개 품목에 50% 관세를 발효하며 1930년 관세법 338조를 사상 처음으로 실제 발동했다. 캐나다는 동일 규모의 맞불 관세를 9월 8일 발효하고 모든 무역협상을 중단했다. 이번 조치의 핵심 변화는 관세의 근거 법과 표적 논리로, 보복한 상대를 겨냥했다는 점에서 다른 동맹국에도 신호가 된다.

미국이 캐나다산 제품에 50% 관세를 실제로 물리기 시작했다. 미국 동부시간 8월 22일 0시를 기해 발효됐고, 대상은 약 200억 달러 규모의 554개 품목이다. 캐나다의 대미 수출 전체로 보면 5% 정도지만, 와인과 유제품, 주류, 하키용품, 기계, 섬유, 시멘트, 가구 등 소비재 전반이 걸렸다. 다만 석유와 칼륨, 핵심 광물 같은 천연자원은 제외됐다. 미국 경제가 의존하는 품목은 빼고, 협상 지렛대가 되는 소비재를 골라 때린 셈이다.
발효 직전까지 양국은 협상 테이블에 있었다. 미국은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낮추는 안을 내놨지만, 캐나다가 주 초 합의한 조건을 뒤집고 새 요구를 냈다고 주장하며 협상을 접었다. 캐나다는 반대로 미국의 막판 조건 변경이 불공정했다고 맞섰다.

Lipot Repaszky
이번 조치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세율이 아니라 근거다. 트럼프 행정부는 1930년 관세법 제338조를 꺼냈다. 미국에 차별적이거나 불리한 조치를 하는 나라에 최대 50%까지 관세를 물릴 수 있게 한 조항인데, 1930년 제정 이후 실제로 관세를 부과하는 데 쓰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미국 대통령이 이 조항을 실제로 발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트럼프발 관세는 주로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한 무역확장법 232조나 국가비상경제권법에 기대 왔다. 관심도 '다음 표적은 어느 나라, 어느 산업이냐'에 쏠려 있었다. 이번에 달라진 건 표적을 고르는 논리 자체다. 잠자던 조항을 되살려, 미국에 맞선 나라를 정조준했다.
캐나다도 물러서지 않았다. 마크 카니 총리는 '1달러당 1달러'로 동일한 규모의 맞불 관세를 물리겠다고 밝혔다. 발효 시점은 9월 8일이다. 여기에 더해 미국과의 모든 무역협상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 구분 | 미국 | 캐나다 |
|---|---|---|
| 세율 | 50% | 동일 규모로 대응 |
| 규모 | 약 200억 달러 | 상응하는 액수 |
| 발효 | 8월 22일 | 9월 8일 |
| 근거 | 1930년 관세법 338조 | 대미 보복 관세 |
북미의 하루 교역 규모가 20억 달러에 이르는 만큼, 관세 전선이 소비재로 넓어지면 양국 물가와 공급망에 부담이 번질 수밖에 없다. 발효일이 보름가량 벌어진 탓에, 그 사이 재협상 여지가 남았는지도 지켜볼 지점이다.
이번 조치의 무게는 상대가 캐나다라는 데 있다. 캐나다는 무역 긴장을 관리 중인 중국을 빼면, 미국의 관세에 공식적으로 보복한 사실상 유일한 나라다. 그런 캐나다를 향해, 그것도 90년 넘게 서랍에 있던 조항을 꺼내 겨냥했다.
메시지는 분명하다. 미국에 맞서 보복하면 더 센 관세로 되받겠다는 것이다. 이는 캐나다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과 무역 현안을 조율 중인 다른 동맹국들, 한국을 포함해 보복 카드를 만지작거릴 만한 나라들에도 '맞대응은 확전을 부른다'는 압박으로 읽힌다. 협상 지렛대로 여겨지던 보복 그 자체가, 이제는 새로운 관세의 명분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결렬이 남긴 신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