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현지조사단이 10일 귀국해 NSC 보고를 앞뒀고, 정부는 파병 여부가 결정된 것은 없다고 재차 밝혔다. 2020년에는 기존 동의안을 확대 해석해 국회 동의 없이 작전지역을 넓혔지만, 이번엔 다국적 연합작전 참여로 임무 성격이 달라 별도의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결정 시점에는 임무가 방어적인지, 파병 규모·기간·철수 조건이 명시됐는지, 국회 표결이 어떻게 갈리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UAE에 파견됐던 국방부 현지조사단이 10일 귀국했다. 조사단은 우리 전력이 활용할 군사 거점과 기항지, 정비·보급 여건과 작전 환경을 점검했다. 다음 순서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고다. NSC가 이 내용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군사적 기여 방안을 논의하게 된다.
정부는 선을 긋고 있다. 이두희 국방부 차관은 현지조사단 방문이 파병을 전제로 한다기보다 전반적 상황을 평가하는 단계라며 결정된 것이 없다고 했다. 청와대도 파병 외에 기술적 지원 등 여러 옵션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조사단 귀국은 파병 개시가 아니라 판단을 위한 자료 수집이 끝났다는 신호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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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제60조 2항은 국군을 외국에 보낼 때 국회의 동의를 받도록 한다. 파병 동의안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 찬성으로 의결된다.
여기에 헌법 제5조 1항은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 그래서 정부는 이번 임무가 방어적 활동인지, 아니면 미국의 대이란 작전을 지원하는 성격인지부터 정리해야 한다. 이 규정이 어느 쪽이냐에 따라 동의안의 문구와 정당성이 달라진다.
2020년에는 국회 동의를 다시 받지 않았다. 당시 정부는 기존 파병동의안에 있던 '유사시 국민 보호 해역' 단서를 근거로, 청해부대 작전지역을 아덴만에서 호르무즈로 넓히는 데 별도 동의가 필요 없다고 봤다.
이번은 다르다. 사실상 교전이 벌어지는 해역에서 다국적 연합작전에 참여해 정보와 전력을 공유하는 방식이라면 부대 임무 자체가 근본적으로 바뀐다. 기존 조항을 넓혀 해석하면 '우회 파병'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그래서 정부와 군도 이번엔 별도의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는 쪽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표결 구도만 보면 통과가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다. 여당이 과반 의석을 갖고 있어 당론이 모이면 처리할 여지가 있다. 다만 대정부질문에서는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파병에 신중하거나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의석수와 별개로 당론이 갈릴 수 있다는 뜻이다.
위험도 실재한다. 이란 외무부는 호르무즈 파병을 미국의 침략 행위에 대한 직접 지원으로 간주할 수 있다며 '심각한 결과'를 경고했고, 앞서 한국 선박이 이란 미사일에 피격된 사례도 있었다. 파병 논의가 곧 국민 안전 문제와 직결되는 이유다.
파병 동의안이 국회로 오면 문구부터 봐야 한다.
정부가 '기술적 지원'이라는 표현을 계속 쓰는지, 아니면 '파병'으로 방향을 트는지도 신호다. 지금은 결정 전 단계다. 확정된 사실과 검토 중인 방안을 구분해 지켜보는 편이 정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