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8월 14일 연설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조만간 미국 영토로 선언하겠다고 말했고, 이란은 다음 날 과거·현재·미래에도 이란 영토라며 일축했다. 호르무즈는 이란과 오만 영해가 걸린 국제 수로여서 특정 국가가 영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고, 실제 위험은 영토 지위가 아니라 두 나라의 봉쇄와 맞봉쇄에서 나온다. 세계 원유의 상당량이 지나는 이 길목이 실제로 막히는지, 우회로와 유가·운임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봐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 14일 뉴욕주 낫소카운티 연설에서 이란을 물리친 뒤 호르무즈 해협을 조만간 미국 영토로 선언하겠다고 말했다. "우리가 그곳을 봉쇄하고 있고, 우리가 원할 때만 선박이 통과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이 말이 실제 영토 편입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과 오만 사이에 놓인 국제 수로다. 양국의 영해가 걸쳐 있고, 국제법상 어느 한 나라가 통째로 영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미국은 이 해협에 접한 연안국조차 아니다. 연설 속 '소유'나 '영토 선언'은 법적 절차가 아니라 전쟁 국면에서 나온 강경 수사에 가깝다. 기사들도 이를 영유권 주장이라기보다 실질적 통제권을 과장한 발언으로 해석했다.
Photo by Fredrick F. on Unsplash
이란은 곧바로 반발했다. 카젬 가리바바디 외무차관은 8월 15일 성명에서 호르무즈는 과거에도, 현재도, 미래에도 이란의 것이라며 "트윗이나 항공모함, 명령, 선거 연설로 장악할 수 없다"고 했다.
말싸움만은 아니다. 미국과 이란은 올해 2월 전쟁에 들어갔고, 호르무즈 통제권을 놓고 무력을 동원한 맞봉쇄가 이어지고 있다. 이란은 미국이 패배를 인정할 때까지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즉 '누구 영토냐'는 논쟁의 밑바닥에는 서로 길목을 막고 있는 실제 군사 대치가 깔려 있다.
투자자가 주시할 지점은 영토 선언이 아니라 이 봉쇄가 얼마나, 얼마나 오래 이어지느냐다. 호르무즈는 세계 원유·천연가스 해상 물동량의 20% 이상이 지나는 길목이고, 해상으로 거래되는 원유만 놓고 보면 약 3분의 1, 하루 1500만 배럴가량이 이곳을 통과한다.
문제는 대체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가 가진 우회 송유관을 모두 동원해도 하루 350만~550만 배럴 정도만 돌릴 수 있다. 하루 1500만 배럴 가운데 3분의 1 남짓만 다른 길로 빠질 수 있고 나머지는 갈 곳이 없다는 뜻이다. 이 격차가 봉쇄가 길어질 때 유가에 얹히는 실제 충격의 크기다. 한국은 이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난해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69.1%로, 최근 3년 내내 70% 안팎을 유지하고 있어 이 해협이 막히면 가장 먼저 도입 단가와 물류에 부담이 온다.
발언 자체보다 아래 지표를 따라가는 편이 현실적이다.
정리하면 트럼프의 '미국 영토' 선언 자체는 실현 가능한 이야기가 아니다. 다만 그 배경인 봉쇄가 굳어질 경우 유가와 물류로 번질 수 있고, 판단은 영토 문구가 아니라 통항·유가·기간이라는 실제 숫자로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