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일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되찾았지만, 관세를 매기는 권한의 상당 부분은 여전히 대통령에게 있다. 의회는 법을 바꾸거나 한시 관세의 연장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제동을 걸 수 있을 뿐, 국가안보(232조)와 불공정무역(301조)을 근거로 한 관세는 행정부가 단독으로 유지한다. 한국 기업은 환율 안정 여부와 함께 미 무역대표부 인선, 글로벌 관세의 입법 연장 여부, 대미 투자 개별 사업 심사 같은 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11월 3일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원과 하원을 모두 가져갔다. 이른바 '블루 쓰나미'로 트럼프 대통령은 남은 임기 2년을 분점정부로 보내게 됐다. 그러나 한국 수출기업이 가장 민감한 관세 문제에서는, 의회 지형이 바뀌었다고 당장 방향이 틀어지지 않는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연구위원은 "미국 의회가 관세에 대한 권한이 없어 이른 시일 내 정책 방향이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관세는 상당 부분 대통령이 의회를 거치지 않고 움직일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Fakhri Abbas
그렇다고 의회가 아무것도 못 하는 것은 아니다. 열쇠는 '어떤 법에 근거한 관세냐'다.
올해 2월 미국 대법원은 6대 3으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이 대통령에게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주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비상권한을 앞세운 광범위한 관세의 법적 근거가 무너진 것이다. 이후 행정부는 무역법 122조로 갈아탔는데, 이 조항의 관세는 최대 15%, 150일이라는 시한이 붙는다. 그 기간을 넘기려면 의회의 입법이 필요하다. 바로 이 지점이 민주당 의회가 제동을 걸 수 있는 자리다.
반면 국가안보를 이유로 한 232조, 불공정무역에 대응하는 301조 관세는 이번 판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들은 행정부가 조사와 절차를 거쳐 단독으로 유지할 수 있다. 의회가 이를 되돌리려면 법을 새로 만들어야 하는데, 대통령이 거부권을 쓰면 상·하원 3분의 2 재의결이라는 높은 문턱을 넘어야 한다. KOTRA도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권을 제한하는 법안에는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리하면 의회의 실질적 카드는 입법과 한시 관세의 연장 거부, 예산, 그리고 무역대표부 같은 자리의 인준 정도다.
대통령실은 선거 직후 한미동맹에는 영향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강유정 대변인은 "특정한 선거 결과가 한미 동맹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한미 동맹은 70년 이상 미국의 초당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굳건히 발전해 온 관계"라고 했다.
이 말은 외교적 수사가 아니라 구조를 가리킨다. 안보·동맹은 공화·민주 양당이 대체로 한목소리를 내는 영역이라, 의회 다수가 바뀌어도 기조가 급변하지 않는다. 통상은 대통령이 쥐고 있어 선거 영향이 작고, 안보는 초당적이라 또 영향이 작다. 한국 입장에서 당장의 변수는 생각보다 제한적인 셈이다.
다만 전망이 한 방향은 아니다. 주 연구위원은 공화당 우세 지역인 알래스카에서까지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 동력을 만회하려 오히려 관세 압박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알래스카 에너지 투자에 미온적이었던 한국이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 시각도 있다. KDI 박진 원장은 대미 투자를 강조하던 트럼프 정부의 국정 동력이 선거로 약해지면서 투자 압박이 완화될 수 있다고 봤다. 어느 쪽이 맞을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
지금은 결론을 서두르기보다 몇 가지 신호를 추적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