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7월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0.6% 줄며 약 9개월 만에 처음 감소했고, 시장 예상(+0.1%)을 크게 밑돌았다. 소비 둔화 우려로 14일 뉴욕 3대 지수가 나란히 내렸지만 낙폭은 0.2~0.3%에 그쳤는데, 물가가 여전히 높아 금리 인하 기대가 하락을 받쳐주지 못한 영향이 컸다. 이 지표 하나로 방향을 단정하기보다 다음 소매판매와 물가, 연준의 신호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미국의 7월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0.6% 줄었다. 계절조정 기준 7636억 달러다. 월가는 0.1% 증가를 예상했으니 방향 자체가 반대로 나왔다. 6월에는 0.2% 늘었었다. 미 상무부 집계에서 소매판매가 감소한 것은 약 9개월 만이고, 감소폭은 14개월 만에 가장 컸다.
예상과 실제의 격차는 0.7%포인트다. 소폭 감소가 아니라, 늘 것으로 봤던 소비가 오히려 줄었다는 점에서 시장이 방향을 잘못 짚은 셈이다. 소비는 미국 경제의 약 3분의 2를 차지한다. 소매판매 한 달치가 시장의 관심을 크게 받는 이유다.

Deane Bayas
낙폭이 가장 컸던 곳은 전자상거래를 포함한 비매장 판매로 2.2% 감소했다. 자동차·부품이 1.8%, 주유소가 0.9% 줄었다. 반면 의류·잡화는 1.9% 늘었고 외식 소비는 석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숫자를 곧바로 경기 둔화로 읽기 전에 짚을 게 있다. 상무부는 이번 감소의 원인 일부를 아마존이 프라임데이 행사를 예년의 7월에서 6월로 앞당긴 데서 찾았다. 6월에 몰린 소비가 7월 수치를 끌어내렸다는 것이다. 일시적 요인과 실제 둔화가 섞여 있다는 뜻이다.
다만 소비 심리도 함께 식었다. 같은 날 나온 8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51.0으로 전달 55.2에서 뚜렷하게 내렸다.
14일 뉴욕 3대 지수는 나란히 하락했다. 다우가 0.20% 내린 53,732.41, S&P500이 0.17% 내린 7,785.76, 나스닥이 0.28% 내린 26,729.16으로 마감했다. 소비가 꺾였다는 신호가 성장 둔화 우려로 번졌다.
다만 낙폭은 크지 않았다. 여기엔 물가가 얽혀 있다. 보통 소비가 약해지면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며 주가를 떠받치는데, 이번엔 그 완충이 약했다. 7월 소비자물가(CPI)가 전년 대비 3.4%로 여전히 연준 목표인 2%를 웃돌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매판매 발표 뒤 다음 연준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은 발표 전 66%대에서 더 높아졌다. 성장 우려는 커졌는데 금리 인하 기대가 받쳐주지 못한 구도다.
여기에 유가까지 겹쳤다. 호르무즈 해협 유조선 피격 소식에 브렌트유가 1.67% 오른 배럴당 88.52달러, WTI가 1.42% 오른 82.40달러를 기록했다. 물가를 자극할 수 있는 유가 상승은 투자 심리를 추가로 눌렀다.
미국 소비 둔화는 시차를 두고 한국으로 전해진다. 미국은 한국의 주요 수출 시장인 만큼, 소비가 식으면 수출주와 코스피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번 수치에는 프라임데이 효과 같은 일시 요인이 섞여 있어, 지표 하나로 추세를 단정하기는 이르다.
방향을 확인하려면 다음을 함께 봐야 한다.
소매판매 감소가 두 달째 이어진다면 일시 요인보다 소비 둔화 쪽에 무게가 실린다. 그때는 한국 수출주에 미치는 영향도 다시 따져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