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이 9월 홍해 연안과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장악한 데 이어, 2026년 9월 19일 새벽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예멘 내전 재점화 이후 첫 공습경보가 울렸다. 예멘전은 이미 이란과 사우디가 각각 후티와 정부군을 뒷받침해 온 대리전 성격이었고, 2월 시작된 미국·이란 전쟁이라는 상위 갈등 속에서 강도가 세지는 국면이다. 다만 이란의 직접 개입 증거는 아직 제한적이니, 사우디 본토 추가 타격과 해협 봉쇄의 물류·유가 영향, 미국의 개입 수위를 신호로 지켜봐야 한다.

2026년 9월 19일 새벽(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 공습경보가 울렸다. "적대적 공중 위협"이라는 경고 문자가 주민들에게 전송됐고, 폭발음 두 차례가 들린 뒤 약 30분 만에 경보가 해제됐다. 예멘 내전이 7월에 다시 불붙은 이후 사우디 본토가 직접 위협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보 한 번으로 대리전을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이 사건은 예멘 내부에 갇혀 있던 충돌이 사우디 심장부까지 닿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지금 벌어지는 일이 어떤 흐름 위에 있는지부터 짚어야 하는 이유다.

Muhammed Zahid Bulut
이번 국면의 핵심은 지리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9월 들어 전격적인 공세로 예멘 홍해 연안 대부분을 장악했다. 항구도시 모카와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페림섬을 잇달아 점령하면서, 홍해와 인도양을 잇는 길목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통제권을 사실상 손에 넣었다.
이 해협은 유럽과 아시아를 오가는 해상 물류의 관문이다. 후티는 이미 리야드를 겨냥한 해상 봉쇄를 선언하고 홍해에서 선박을 공격해 왔다. 요충지를 쥐었다는 것은 협상과 전장 양쪽에서 지렛대를 확보했다는 뜻이다.
'대리전이 되느냐'는 질문은 사실 절반쯤 답이 나와 있다. 예멘전은 후티를 이란이, 예멘 정부군을 사우디가 뒷받침해 온 대리전 성격의 충돌이었다. 새로운 것은 구도가 아니라 강도와 배경이다.
배경에는 더 큰 전쟁이 있다.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시작된 미국·이란 간 충돌은 9월 현재 7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후티와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가 가세하며 전선이 여러 겹으로 늘어난 상태다. 후티의 이번 공세는 이 상위 갈등과 떼어놓고 보기 어렵다.
사우디도 물러서지 않았다. 최근 일주일 예멘 반군 지역에 약 300차례 공습을 퍼부었고, 하루 26차례를 기록한 날도 있었다. 미국은 지난주 사우디의 후티 공격 지원 요청은 거부했지만, 목요일 F-35 전투기 48대(약 243억 달러) 판매를 승인했다. 사우디 편의 무장은 강화되는 방향이다.
여기서 신중할 대목이 있다. 후티가 이란의 지원을 받는다는 점은 널리 알려졌고, 이번 재점화의 한 계기로 이란 항공기의 예멘 착륙 허용이 지목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란이 이번 공세를 직접 지휘했다는 증거는 아직 제한적이다. 후티는 독자적 판단으로 움직여 온 정도가 크다.
그래서 '사우디 대 이란의 직접 대결'로 규정하기엔 이르다. 현재로선 이란이 후원하는 세력과 사우디의 충돌이 미·이란 전쟁이라는 큰 판 위에서 격화되는 국면으로 보는 편이 사실에 가깝다.
한국에도 남의 일이 아니다. 바브엘만데브와 홍해가 막히면 수에즈 항로를 쓰는 수출입 물류와 유가에 곧바로 부담이 실린다.
앞으로 볼 지점은 몇 가지로 좁혀진다. 리야드 등 사우디 본토 타격이 반복되는지, 후티의 해협 봉쇄가 실제 해운 운임과 유가를 흔드는지, 미국이 F-35 인도나 방어 지원으로 개입 수위를 올리는지, 그리고 이란의 직접 관여를 보여줄 무기나 인력의 정황이 나오는지다. 2022년 휴전 이후의 소강이 완전히 깨지고 전면전으로 굳어질지가 이 신호들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