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6일 가자시티에서 이스라엘 폭격으로 손상됐던 6층 건물이 무너져 20명 넘게 숨지고 약 100명이 매몰됐다. 폭격으로 골조가 약해진 건물이 늘고 있는데 건축자재 반입이 막혀 수리와 철거가 안 되면서 붕괴 위험 건물이 계속 쌓이고 있다. 가자 전역에 약 2000채가 붕괴 위험으로 꼽히는 만큼, 휴전 이후 건축자재와 중장비 반입이 실제로 재개되는지가 관건이다.
9월 16일 밤 가자시티 탈알하와 지역에서 6층짜리 주거건물이 통째로 주저앉았다. 층마다 네 가구가 살던 건물로, 무너지면서 옆 주택과 텐트까지 덮쳤다. 지금까지 20명 넘게 숨진 것으로 집계됐고 그중 상당수가 어린이였다. 약 100명이 아직 잔해 아래 매몰된 것으로 전해진다.
폭탄이 떨어져 무너진 게 아니라, 오래전 손상을 안고 버티던 건물이 스스로 주저앉았다는 점이 이번 사고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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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정부 당국은 이 건물이 전쟁 중 이스라엘 폭격으로 직접 손상돼 구조가 약해졌다고 밝혔다. 2024년과 2025년 3월 타격으로 균열이 생긴 상태였다는 것이다. 반면 이스라엘군은 전쟁 기간 이 건물을 타격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어느 시점의 어떤 타격이 원인인지는 양측 주장이 엇갈린다.
다만 무너진 방식 자체는 새롭지 않다. 전쟁으로 골조가 약해진 건물이 시간이 지나 붕괴하는 사례는 가자에서 반복돼 왔다. 겉으로 서 있어도 안이 균열로 갈라진 건물은, 외부 충격 없이도 하중을 견디지 못하는 순간이 온다.
이 대목이 중동 밖 독자에게는 잘 와닿지 않는 부분이다. 붕괴 위험이 있다고 경고를 받고도 사람들이 그 건물로 돌아간 이유는 단순하다. 갈 곳이 없어서다.
가자 민방위 대변인은 텐트도 집도 남아 있지 않아 주민들이 균열이 간 건물에 그대로 머문다고 설명했다. 피란민 수용시설이나 쓸 만한 텐트가 부족한 상황에서, 무너질지 모르는 건물이 그나마 남은 선택지인 셈이다.
문제는 이런 건물이 줄지 않고 쌓인다는 데 있다. 손상된 건물은 수리하거나 철거해야 위험이 사라지는데, 그 두 가지가 모두 막혀 있다.
가자 민방위는 전역에서 약 2000채가 붕괴 위험에 놓여 있다고 본다. 유엔개발계획은 이 가운데 상당수가 겨울 우기에 무너질 수 있다고 추산했다. 빗물이 스며들면 약해진 골조가 더 빨리 버티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스라엘이 콘크리트 같은 건축자재와 중장비 반입을 통제하면서 수리도, 잔해 제거도 진척되지 않는다. 구조대가 중장비 없이 맨손으로 잔해를 파내야 하는 상황이라, 매몰자 구조마저 더디다. 손상 건물이 방치되는 사이 위험 건물의 재고만 늘어나는 구조다.
정리하면 폭격이 골조를 약화시키고, 자재 통제가 수리를 막고, 갈 곳 없는 주민이 그 안에 머무는 세 가지가 겹친다. 한 채가 무너져도 남은 위험 건물 수천 채는 그대로이기 때문에, 이번 붕괴가 마지막이라고 보기 어렵다.
2025년 10월 미국 중재로 휴전이 선언됐지만, 이후에도 이스라엘의 타격은 이어졌고 재건은 사실상 멈춰 있다. 사망자 수를 줄이는 열쇠는 새로운 폭격을 막는 것만이 아니라, 이미 손상된 건물을 손볼 수 있게 하는 데 있다.
그래서 앞으로 확인할 지점은 분명하다. 휴전 합의가 건축자재와 중장비의 실제 반입으로 이어지는지, 위험 판정을 받은 건물의 주민을 옮길 대체 거처가 마련되는지다. 이 두 가지가 움직이지 않으면, 우기를 앞둔 가자에서 비슷한 붕괴가 또 나올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