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바시 주오구에 12시간 동안 348mm의 비가 쏟아져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기상청이 발령한 5등급 특별경보는 수십 년에 한 번 수준의 재해가 우려될 때만 뜨는 최고 등급으로, 대피가 아니라 즉시 생명을 지키라는 신호다. 사망자 수는 아직 갱신되고 있고, 선상강수대에 의한 이런 집중호우가 재발할 시점은 예단하기 어렵다.
숫자만 보면 규모가 잘 와닿지 않는다. 기준을 대보면 달라진다. 8월 13일 오후부터 14일 새벽까지, 일본 지바현 지바시 주오구에는 12시간 동안 348mm의 비가 쏟아졌다.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이 지역 최고 기록이다.
시간 단위로 보면 더 선명하다. 한때 시간당 115mm가 관측됐는데, 이는 이 지역의 평년 8월 한 달 강수량과 맞먹는 양이다. 한 달에 걸쳐 내릴 비가 한 시간에 떨어진 셈이다. 24시간 누적으로는 351mm로, 이 역시 주오구 관측 사상 최대치였다.
인명 피해도 이어졌다. 사망자는 집계 시점에 따라 4명에서 8명으로 늘며 갱신됐다. 상황이 진행 중이라 최종 수치는 더 확인이 필요하다. 피해 규모를 짐작하게 하는 장면은 또 있다. 도쿄 관문인 나리타공항에서는 철도가 끊기면서 14일 새벽 약 7000명이 청사에서 밤을 지새웠고, 공항 측이 물과 침낭을 나눠줬다. 도심 기능이 순식간에 멈출 만큼의 비였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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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상청은 이번에 지바현 22개 시 등에 5등급, 즉 최고 단계인 호우 특별경보를 발령했다. 이 '5등급'이라는 표현이 왜 무거운지 이해하려면 특별경보 자체의 기준을 알아야 한다.
특별경보는 2013년 도입된 제도로, 일반 경보와 발령 문턱이 다르다. '수십 년에 한 번' 있을 법한, 역사상 경험한 적 없는 규모의 재해가 우려될 때만 발령한다. 다시 말해 특별경보가 뜨는 것 자체가 이례적 상황이라는 신호다.
일본의 방재 경계레벨은 1에서 5까지 있는데, 5는 '긴급 안전 확보' 단계다. 핵심은 이것이 '대피하라'는 지시가 아니라는 점이다. 레벨5는 이미 재해가 발생했거나 임박한 상황을 뜻하며, 안전한 곳으로 이동할 여유조차 없을 수 있으니 지금 있는 자리에서 즉시 생명을 지키는 행동을 하라는 의미다. 대피 지시(레벨4) 단계에서 이미 지바현의 피난 대상자는 40만 명을 넘었다.
기상청은 14일 오전 5시께 상황이 진정되자 경보를 레벨4와 레벨3 등으로 낮췄다.
집중호우의 직접적 원인으로는 '선상강수대'가 지목된다. 좁고 긴 띠 모양의 비구름대가 같은 지역에 계속 걸쳐 폭우를 퍼붓는 현상인데, 이번에는 밤사이 세 차례나 발생했다. 같은 곳에 비구름이 반복해서 지나가며 강수량이 짧은 시간에 극단적으로 쌓인 것이다.
이 현상이 위험한 이유는 총량보다 속도에 있다. 같은 348mm라도 사흘에 걸쳐 내리면 하천이 감당하지만, 반나절에 몰리면 배수 용량을 순식간에 넘어선다. 이번에 인명 피해와 공항 마비가 함께 온 것도 비의 양 자체보다 짧은 시간에 집중됐다는 데 원인이 있다.
이 대목은 단정하기 어렵다. 선상강수대는 발생 위치와 시점을 정밀하게 예측하기가 여전히 까다로운 현상이다. 다만 짧은 시간에 좁은 지역으로 비가 몰리는 이런 유형의 집중호우가 최근 들어 자주 관측된다는 점은 사실이다.
바꿔 말하면, 특정 지역에 언제 또 이런 비가 올지는 예단할 수 없지만, '한 시간에 한 달치'가 쏟아지는 극단적 강수 자체는 더는 드문 일이 아니게 되고 있다. 이번 지바현 사례가 특별경보 체계와 선상강수대라는 키워드를 다시 각인시킨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