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9월 22일 유엔총회에서 이란에 합의 아니면 궤멸이라는 최후통첩을 던졌지만, 같은 날 미·이란 대표단은 유엔본부에서 3시간 회담을 갖고 23일 추가 회담을 예고했다. 강경 발언과 물밑 대화가 겹치면서 국제유가는 협상 기대감에 5거래일 연속 하락해 보름 만에 배럴당 100달러 밑으로 내려갔다. 23일 추가 회담 결과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 여부가 유가와 정세의 다음 방향을 가를 확인 지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9월 22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연단에서 이란을 향해 "완전한 합의에 응하지 않으면 신속하게 궤멸시키겠다"고 경고했다. 요구는 두 가지였다. 핵무기 야욕을 접고, 민간 상선에 대한 공격을 멈추라는 것이다.
그런데 같은 날 뉴욕 유엔본부에서는 미국 관계자들과 이란 대표단이 3시간 동안 마주 앉았다. 트럼프는 이 회담을 "매우 좋은 만남"이라 부르며 23일 추가 회담을 예고했다. 연단의 최후통첩과 회의장의 악수가 같은 하루에 겹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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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앞서 20일 폭스뉴스 통화에서 이란 문제를 "결정 모드"라 표현하며 전멸, 경제적 고사, 협상 타결이라는 세 갈래를 제시했다. 유엔 연설은 그중 첫 번째 카드를 공개적으로 꺼내 압박 수위를 끌어올린 자리였다.
시한을 가른 기준은 11월 미국 중간선거다. 트럼프는 이란이 선거 결과를 지켜보려 하겠지만, 자신은 출마하지 않고 앞으로 2년 반 더 백악관을 지키는 만큼 이란이 선거 직후 협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신의 정치적 일정이 협상을 흔들지 못한다는 메시지였다.
주목할 대목은 이란의 반응이다. 위협에 맞서 물러서기보다 대표단을 회담장에 보냈다. 회담에는 이란 측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아라그치 외무장관, 미국 측 윗코프 특사와 쿠슈너가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이는 아직 관측 수준으로, 공식 참석자 명단은 확인되지 않았다.
트럼프가 "합의가 이란에 유리하다"고 말한 점도 협상 여지를 열어둔 신호로 읽힌다. 위협을 앞세운 연설과 대표단을 마주 앉힌 회담이 하루 안에 공존한다는 것은, 발언의 온도와 실제 행동 사이에 거리가 있다는 뜻이다. 연단의 언어는 국내 정치와 협상 지렛대를 겨냥하고, 회의장의 행동은 출구를 더듬는다.
시장은 말보다 행동을 봤다. 국제유가는 22일 배럴당 100달러 밑으로 내려갔다. 5거래일 연속 하락이자, 9월 8일 이후 약 보름 만의 100달러 붕괴다. 회담이 협상 타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가격을 끌어내렸다.
배경을 보면 낙폭의 의미가 뚜렷해진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7개월째 이어지며 에너지 가격을 밀어올렸고, 미국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20일 기준 갤런당 4.48달러까지 올랐다. 물가 부담이 중간선거 쟁점으로 떠오르자 공화당 안에서도 알래스카의 머코스키 상원의원이 전쟁 비용을 공개 비판했다. 유가가 100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이 압력을 조금 덜어주는 방향이다.
지금 상황은 확정된 합의가 아니라 대화의 시작이다. 앞으로 세 가지를 지켜볼 만하다.
강한 말이 곧 파국을 뜻하지는 않는다. 최후통첩과 회담이 겹친 이번 국면은 오히려 양측이 출구를 찾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 다만 그 출구가 실제로 열릴지는 23일 이후의 행동으로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