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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투자한 베인캐피털 특수목적회사가 도시바를 제치고 일본 최대 낸드기업 키옥시아의 최대주주가 됐다. SK하이닉스와 키옥시아의 낸드 점유율을 합치면 삼성전자를 넘어서지만, 지금은 의결권이 없고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바꿔야 지분이 생긴다. 그 전환에는 각국 경쟁당국 심사와 일본 정부의 견제, 2028년까지 의결권을 15% 미만으로 묶은 약정이 걸려 있어 실제 영향력 행사 여부는 이 관문 통과에 달렸다.

SK하이닉스가 일본 낸드플래시 기업 키옥시아의 사실상 최대주주가 됐다. 정확히는 SK하이닉스가 투자자로 참여한 베인캐피털의 특수목적회사(SPC)가 기존 최대주주였던 도시바를 근소한 차이로 앞질렀다. 다만 SK하이닉스가 새로 주식을 사들여 지분을 키운 결과가 아니라, 도시바가 보유 지분을 줄이면서 순위가 뒤집힌 것이다. 지금 상태에서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 이사회에 사람을 앉히거나 표를 던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제목만 보면 SK하이닉스가 일본 대표 낸드기업을 손에 넣은 것처럼 들리지만, 실제로 확보한 것은 '지위'이지 '권한'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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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격차는 크지 않다. 도시바는 7월 말 키옥시아 지분율을 15.10%에서 14.06%로 낮췄고, 이 과정에서 베인 SPC 지분율 14.17%가 도시바를 0.11%포인트 앞서게 됐다. 주식 수로는 SPC가 도시바보다 약 36만 주 많은 수준이다. 순위는 바뀌었지만 사실상 백지 한 장 차이에 가깝다.
이 근소한 역전이 주목받는 이유는 뒤에 SK하이닉스가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베인캐피털이 주도한 컨소시엄에 참여해 키옥시아 인수에 약 3950억 엔을 출자했다. 이 가운데 일부가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전환사채(CB) 형태다. 지금은 이 CB에 의결권이 없다. SK하이닉스가 CB를 보통주로 전환해야 비로소 약 14%대 의결권을 가진 주주가 된다.
즉 '최대주주'라는 표현과 달리, 현재 SK하이닉스가 경영에 목소리를 낼 통로는 열려 있지 않다. 열쇠는 갖고 있지만 문은 아직 잠겨 있는 셈이다.
이 지분이 왜 중요한지는 낸드 시장 판도를 보면 드러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집계로 올해 1분기 낸드플래시 매출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29%로 1위, SK하이닉스가 18%, 키옥시아가 14%였다.
| 기업 | 낸드 점유율 |
|---|---|
| 삼성전자 | 29% |
| SK하이닉스 | 18% |
| 키옥시아 | 14% |
SK하이닉스와 키옥시아를 더하면 32%로, 단독 1위 삼성전자를 넘어선다. SK하이닉스는 D램과 HBM에서는 앞서 있지만 낸드에서는 상대적으로 약했다. 키옥시아와의 연결고리는 이 약점을 메울 전략적 지렛대가 될 수 있다. 다만 이는 지분을 합산했을 때의 가정이지, 두 회사가 실제로 손을 잡고 움직인다는 뜻은 아직 아니다.
걸림돌은 분명하다. CB를 주식으로 바꾸려면 각국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낸드 시장의 주요 경쟁사끼리 결합하는 모양새라 심사 문턱이 높을 수밖에 없고, 자국 반도체 산업 보호에 민감한 일본 정부의 견제도 변수다. 여기에 SK하이닉스는 2018년 투자 당시 2028년까지 키옥시아 의결권을 15% 이상 보유하지 않겠다고 약정했다. 이사 선임이나 기밀정보 접근도 제한돼 있다.
SK하이닉스도 신중하다. 회사 관계자는 전환사채 전환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논의된 게 없다고 밝혔다.
확인할 지점은 두 가지다. SK하이닉스가 CB 전환 절차에 실제로 나서는지, 그리고 그때 각국 경쟁당국과 일본 정부의 심사가 어떤 결론을 내리는지다. 그 전까지 '키옥시아 최대주주'라는 지위는 영향력의 예고편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