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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출자한 특수목적법인이 도시바를 제치고 일본 낸드 기업 키옥시아의 최대주주(지분 약 14.19%)가 됐다. 다만 SK하이닉스가 쥔 것은 주식이 아닌 전환사채여서 의결권이 없고, 주식으로 바꾸려면 일본 정부 승인과 각국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낸드 2위 SK하이닉스와 3위 키옥시아의 결합이 실제 경영권 행사로 이어질지, 일본 당국의 판단이 관건이다.

SK하이닉스가 일본 낸드플래시 업체 키옥시아의 사실상 최대주주가 됐다. 다만 지금 당장 회사를 좌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SK하이닉스가 손에 쥔 것은 키옥시아 주식이 아니라 이를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전환사채(CB)이고, 실제 의결권을 얻으려면 일본 정부 승인과 각국 경쟁당국 심사를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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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는 도시바의 지분 매각에서 시작됐다. 도시바는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3일까지 키옥시아 주식 543만여 주를 장내에서 팔았다. 그 결과 도시바 지분은 14.12%로 내려갔고, SK하이닉스가 출자한 베인캐피털 산하 특수목적법인(SPC) 'BCPE 판게아 케이만2'가 약 14.19%로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한국 언론 일부는 이 지분을 14.17%로 집계했다. 두 수치의 차이는 크지 않지만, 순위가 뒤집힌 것이 핵심이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베인 주도 컨소시엄을 통해 키옥시아에 투자했다. 규모는 총 3950억엔으로, 이 가운데 1290억엔이 SPC가 발행한 전환사채, 2660억엔이 펀드 출자였다. SK하이닉스는 이 SPC를 매개로 키옥시아에 간접 투자했고, 아직 키옥시아 주식을 직접 들고 있지 않다.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바꿔야 의결권이 생기는데, 여기에는 조건이 있다. SK하이닉스는 2028년까지 키옥시아 의결권을 15% 이내로 유지하기로 계약돼 있고, 전환 자체도 일본 정부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최대주주라는 지위와 경영권이 별개인 어정쩡한 상태인 셈이다.
이 지분이 주목받는 이유는 낸드 시장의 순위 때문이다. 2026년 1분기 매출 기준 점유율은 아래와 같다.
| 기업 | 낸드 점유율 |
|---|---|
| 삼성전자 | 29% |
| SK하이닉스 | 18% |
| 키옥시아 | 14% |
SK하이닉스(2위)와 키옥시아(3위)를 단순 합산하면 32%로, 1위 삼성전자(29%)를 넘어선다. 경쟁당국이 이 결합을 예민하게 보는 이유가 여기 있다. 2위와 3위가 한 지붕 아래 묶이면 낸드 시장 구도 자체가 흔들리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이 일본 핵심 반도체 기업의 경영권에 다가선다는 점도 일본 내에서 민감하게 받아들여진다.
SK하이닉스는 직접 경영 참여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7월 이 투자를 현금화할지 여부를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회사 안에서도 이 지분을 당장 경영권 도구로 쓰기보다 전략적 카드로 보는 분위기다.
앞으로 확인할 지점은 세 가지다. 첫째, SK하이닉스가 전환사채를 실제 주식으로 전환할지. 둘째, 전환에 나선다면 일본 정부와 각국 경쟁당국이 승인할지. 셋째, 키옥시아 주가 흐름이다. 실제로 키옥시아 주가는 지난 6월 이후 50% 넘게 떨어졌는데, 주가가 낮으면 지분을 정리하기도, 더 늘리기도 부담이 커진다. 최대주주라는 타이틀이 곧바로 경영권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점만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