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7일 도쿄발 쿠알라룸푸르 도착 여객기의 착륙장치 격납부에서 신원불명 남성 시신이 발견됐다. FAA 집계상 바퀴 격납부 밀항은 치사율이 76%에 이르는데, 영하 60도의 저온과 산소 부족, 랜딩기어 압사가 주요 사망 원인이다. 이번 사건은 사망 추정 시점이 72시간을 넘어 7시간짜리 단일 항공편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이 조사 초점이다.

8월 27일 오전, 일본 도쿄를 출발해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한 여객기의 착륙장치 격납부에서 시신 한 구가 발견됐다. 오전 6시 55분쯤 정비 직원이 이상한 냄새를 감지하고 랜딩기어 쪽을 살피다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신은 10대 후반에서 2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며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다. 말레이시아 경찰의 초기 조사에서는 사망한 지 72시간이 넘은 것으로 추정됐다. 여권도 신분증도 없는 상태여서, 이 남성이 언제 어디서 격납부에 들어갔는지는 조사가 진행 중이다.

Sean P. Twomey
바퀴 격납부에 몸을 숨기는 밀항은 드물지만 꾸준히 반복돼 왔다. 대부분은 여권도 비자도 항공권도 없이 국경을 넘으려는 사람들이다. 더 나은 삶이나 안전을 찾아 항공기의 유일하게 뚫린 틈으로 몸을 밀어 넣는 셈이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집계한 밀항자는 통계상 거의 전원이 남성이고 30세 미만이 다수다. 이번에 발견된 남성이 10대 후반에서 20대로 추정된다는 점도 그동안의 사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절박함의 크기에 비해 성공 가능성은 냉정할 만큼 낮은데도 시도가 끊이지 않는다.
수치는 분명하다. FAA에 따르면 1947년부터 2015년 6월까지 확인된 밀항 시도는 113건, 이 가운데 86명이 목숨을 잃었다. 치사율이 76%에 이른다. 바다나 오지에 떨어져 발견되지 않은 경우까지 감안하면 실제 사망률은 더 높을 수 있다.
이유는 격납부의 환경에 있다. 순항 고도에 오르면 격납부 안 기온은 영하 60도 안팎까지 떨어지고, 기압과 산소가 급감해 의식을 유지할 수 없다. 목숨을 잃는 경로도 한 가지가 아니다. 이륙 직후 랜딩기어가 접힐 때 좁은 공간에서 압사하거나, 순항 중 저체온과 저산소로 사망하거나, 착륙을 앞두고 기어가 다시 펼쳐질 때 의식이 없는 상태로 떨어진다.
그런데도 드물게 살아남는 사람이 있다. FAA는 유압 라인과 타이어의 초기 온기가 몸을 덥히는 사이 저체온이 저산소와 함께 진행되면서 신경계가 일종의 동면 상태로 보존되는 경우를 원인으로 본다. 하강하며 기온과 산소압이 회복되면 반의식 상태로 발견돼 회복하기도 한다. 다만 이는 여러 조건이 우연히 맞아떨어진 예외일 뿐, 노려서 되는 일이 아니다.
밀항자는 도착지가 아니라 출발지의 지상에서 격납부에 접근한다. 계류장과 유도로 주변 경계가 허술한 공항일수록 이륙 전 항공기 하부로 몸을 숨기기 쉽다. 일단 이륙하고 나면 승무원도 지상 요원도 격납부 안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 이번처럼 도착 공항에서 냄새나 정비 점검으로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은 이유다. 결국 방어선은 출발지 공항의 외곽 보안에 걸려 있는데, 그 수준이 공항마다 제각각이라는 게 반복되는 사고의 배경이다.
이번 건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사망 추정 시점이다. 도쿄에서 쿠알라룸푸르까지 비행은 대략 7시간이다. 그런데 사망한 지 72시간이 넘었다는 초기 추정이 맞다면, 이 남성이 도쿄발 이 항공편에서만 격납부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그 전부터 기체 하부에 머물렀거나, 다른 구간을 거쳐 왔을 가능성이 열려 있다.
대부분의 격납부 밀항 사건이 한 번의 비행으로 설명되는 것과 달리, 이번 사건은 언제 어디서 탑승했는지부터 다시 짚어야 하는 구조다. 신원 확인과 이동 경로가 밝혀지기 전까지 이 부분은 여전히 물음표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