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뉴욕에서 열린 이재명·트럼프 회담은 10분 예정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기조연설을 30분 미루면서 30분간 이어졌다. 그 자리에서는 골프 회동 약속과 대미 투자·안보 협력 등이 오갔고, 배우자 외교도 우호적 분위기를 더했다. 후속 정상 회동이 예고된 만큼 실제 성사 여부와 남은 현안 처리가 다음 관전 포인트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회담은 원래 10분 남짓 예정된 짧은 만남이었다. 그런데 실제로는 세 배가 넘는 30분간 이어졌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화를 위해 자신의 기조연설까지 30분 미뤘다. 유엔총회를 계기로 성사된 자리였다.
짧은 인사로 끝날 수 있었던 만남이 길어진 것 자체가, 최근 껄끄러웠던 한미 관계의 온도를 보여주는 장면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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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표는 빡빡했다. 회담은 오후 7시 20분에 시작해 오후 7시 30분으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각국 정상 리셉션 기조연설 전에 마무리될 계획이었다.
머니투데이 등의 보도를 보면, 연설 시간이 다가오자 미국 측 의전장이 회담장에 들어왔다. 통상 이 신호는 대화를 정리하라는 뜻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 이야기해야 한다"며 대화를 이어갔고, 결국 기조연설 시작이 30분 늦춰졌다.
정상 간 일정에서 주최 측이 자신의 연설을 뒤로 미루는 일은 흔치 않다. 리셉션에 모인 각국 정상들을 기다리게 하면서까지 대화를 이어갔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예정 시간을 넘겨 대화를 붙든 쪽이 트럼프 대통령이었다는 점에서, 이 장면은 의례적 회동 이상의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길어진 시간은 실무적 조율보다는 관계를 다지는 대화로 채워진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눈에 띈 건 골프 회동 약속이었다. 이 대통령이 함께 골프를 치자고 제안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배석한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에게 일정을 잡아보라고 지시했다. 사교 성격의 제안을 즉석에서 실무진에게 넘겼다는 점에서, 단순한 덕담을 넘어선 반응으로 읽혔다.
대미 투자와 안보 현안도 화제에 올랐다. 앞서 두 정상은 대미 투자 프로젝트에 최종 합의했고, 핵잠수함 건조와 우라늄 농축·재처리 권한 확대를 위한 원자력협정 개정, 조선 협력,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안보 분야 협력 의지를 확인한 상태였다.
배우자 외교도 함께 움직였다. 멜라니아 여사는 세인트레지스 호텔에서 열린 배우자 오찬에서 김혜경 여사를 기다렸다가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딱딱한 협상 테이블과는 결이 다른, 우호적 분위기를 연출한 대목이다.
이번 회담은 그 자체로 결론을 낸 자리가 아니다. 오히려 다음을 예고하는 성격이 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서실장에게 골프 일정을 직접 지시한 것은, 두 정상이 실무 협상과 별개로 개인적 회동을 이어갈 통로를 열어두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다만 분위기만으로 관계가 완전히 풀렸다고 보기는 이르다. 대미 투자 합의로 한때의 압박은 누그러졌지만, 미국 측은 이행 속도와 내용에 여전히 아쉬움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고 호르무즈 해협 파병 같은 추가 요구가 이어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
정리하면 이번 만남은 두 가지를 확인해 줬다. 하나는 두 정상 사이의 개인적 거리가 좁혀졌다는 점, 다른 하나는 그렇다고 현안까지 다 정리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후속 회동이 실제로 성사되는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