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주미대사는 10월 13일 국정감사에서 한미 정보협력에 문제가 있었고 미국이 기대하는 수준으로는 아직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한미 정보 공유는 미국의 민감한 위성·신호정보에 크게 기댄 비대칭 구조여서, 누설 우려가 한 번 불거지면 곧바로 공유 축소로 이어지기 쉽다. 이번 논란은 공개 발언과 기밀의 경계, 정치 공방이 얽혀 있어 공식 입장과 정치적 주장을 구분해 지켜볼 필요가 있다.
강경화 주미대사는 10월 13일 워싱턴 주미대사관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한미 정보협력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미국이 기대하는 수준으로 보면 아직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도 했다. 동맹이 깊다는 말이 늘 따라붙는 사이인데도 정보 문제만큼은 왜 이렇게 매끄럽지 않을까.
핵심은 정보협력이 다른 협력과 성격이 다르다는 데 있다. 무기를 사고파는 일이나 관세를 조정하는 협상과 달리, 정보는 한쪽이 신뢰를 거두면 즉시 흐름이 줄어든다. 그 취약함이 이번 논란의 바탕에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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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보협력은 양국이 각자 수집한 대북 정보를 정해진 채널로 주고받는 구조다. 다만 북한의 핵·미사일처럼 깊숙한 영역에서는 미국이 위성과 신호로 얻은 정보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한국이 미국 쪽에서 받는 정보가 상대적으로 더 많은, 비대칭적인 관계라는 뜻이다.
이 비대칭성이 문제의 핵심이다. 미국이 "우리가 준 민감한 정보가 밖으로 샜다"고 판단하면, 제공하는 정보의 양과 수준을 줄이는 방식으로 불만을 드러낼 수 있다. 공유를 줄이는 것 자체가 일종의 지렛대가 되는 셈이다. 그래서 겉으로 드러난 마찰 하나가 실제 협력의 온도를 보여주는 신호로 읽힌다.
발단은 지난해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북한의 제3 핵시설로 평안북도 구성시를 지목한 발언이 그것이다. 미국은 이를 자신들이 제공한 민감 정보가 공개된 사례로 보고, 대북 정보 공유를 일부 제한하겠다는 방침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4월 17일 동아일보가 미국이 실제로 공유를 축소했다고 보도하면서 논란은 다시 커졌다.
사실관계는 지금도 엇갈린다. 정 장관은 정보기관에서 관련 보고를 받은 적이 없고 공개된 자료와 일반적인 북핵 지식에 근거해 설명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구성 핵시설은 이미 논문과 보도로 알려진 사실이라며 기밀 누설을 전제로 한 주장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CSIS가 해당 정보를 공개한 적이 없다고 밝혀, 야당 일각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이번 국감에서 한동훈 의원은 지난달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한국 정보라인의 신뢰가 손상됐다고 언급했다며, 사실상 인사 교체를 요구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강 대사는 특정 인사의 교체가 언급되지는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주목할 대목은 그가 백악관과의 소통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숨기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동영 장관의 발언에 대해서는 장관의 요청으로 미국 측에 직접 해명했다고 밝혔지만, 미국이 어떻게 답했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문제를 인정하면서도 해소 여부는 미국 쪽 반응에 달려 있어 단정하기 어렵다는 현재 상황이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이 사안은 사실과 정치적 해석이 뒤섞여 있어 판단이 쉽지 않다. 몇 가지 기준을 나눠 두면 뉴스를 읽기가 한결 수월하다.
첫째, 공식 입장과 정치권 주장을 구분해야 한다. 정보 공유가 실제로 얼마나 제한됐는지는 양국 정부의 공식 설명으로 확인되는 부분만 사실로 받아들이는 편이 안전하다. 둘째, 제한이 지금도 이어지는지가 관건이다. 한때 제한이 있었지만 현재는 정상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와 있어, 과거 시점의 보도를 현재 상황으로 읽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셋째, 비슷한 마찰이 반복되는지를 본다. 정보협력은 한 번의 사과로 끝나기보다 신뢰가 쌓이고 깎이는 과정에 가깝기 때문이다. 확정된 사실과 아직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섞지 않는 것, 그것이 이 현안을 오래 지켜보는 데 가장 필요한 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