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2026년 9월 5%를 넘어 2007년 이후 두 번째로 심리적 경계선을 뚫었다. 전쟁발 유가 급등과 재정적자, AI 투자 붐이 겹친 결과로, 금리가 오르면 미래 이익에 기댄 나스닥 성장주의 상대적 매력이 먼저 떨어진다. 성장주 집중도, 현금성 자산의 금리, 자금을 묻어둘 수 있는 기간을 기준으로 내 포트폴리오의 금리 민감도를 점검할 시점이다.
미 동부시간 9월 14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00%를 찍고 5.012%까지 올랐다. 시장이 심리적 경계선으로 부르는 5%를 넘어선 건 2023년 10월 이후 처음이고,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이후로는 두 번째다.
한 가지 이유로 오른 게 아니다. 먼저 유가다. 미·이란 전쟁이 길어지면서 사우디 동서 송유관 가동이 멈췄고, 복구에 3~5주가 걸릴 것으로 전해진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이, 홍해는 예멘 후티 반군이 사실상 막고 있어 수출길이 좁아졌다. 11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108달러를 넘겨 110달러를 향하고, 미국 평균 디젤값은 갤런당 6달러를 웃돈다.
유가가 오르면 물가가 따라온다.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4% 올라 연준 목표치 2%를 크게 웃돌았다. 여기에 막대한 재정적자와 AI 인프라 투자에 따른 채권 발행 증가가 겹치면서, 채권 공급은 늘고 사려는 쪽은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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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금리는 위험이 거의 없는 기준 수익률이다. 이 숫자가 5%가 되면, 굳이 주식을 사지 않아도 안전하게 5%를 받을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위험자산의 상대적 매력이 떨어지는 이유다.
특히 나스닥 같은 성장주가 예민하다. 기술주 가치의 상당 부분은 지금 버는 돈이 아니라 몇 년 뒤 벌 것으로 기대되는 이익에 있다. 그 미래 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할 때 쓰는 할인율이 바로 금리다. 금리가 오르면 같은 미래 이익이라도 오늘 값어치가 줄어든다. 배당이나 당장의 현금흐름이 두터운 가치주보다 성장주가 금리 상승에 더 크게 반응하는 구조다.
시장은 이미 움직였다. 9월 14일 나스닥지수는 294.85포인트, 1.12% 내린 2만6038.68로 마감했다. 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이른바 속도조절론까지 겹치며 기술주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주식투자 총괄은 지금 주식시장의 가장 큰 단기 우려로 "10년물 금리가 5%를 넘는 상태가 이어지는 것"을 꼽았다.
다만 방향을 단정하긴 이르다.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확률은 90%대까지 올랐지만, 전쟁과 유가라는 변수가 언제 어떻게 풀릴지는 아무도 확언하지 못한다. 금리가 5%에 눌러앉을지, 유가가 진정되며 되밀릴지는 지금으로선 전망의 영역이다.
이럴 때 필요한 건 매도·매수 결정을 서두르는 게 아니라, 내 포트폴리오가 금리에 얼마나 민감한지를 먼저 확인하는 일이다.
첫째, 성장주 집중도다. 계좌가 나스닥100이나 특정 기술주에 몰려 있다면, 금리가 5% 언저리에 머무는 국면에서 변동성을 그대로 떠안게 된다. 한 방향에 쏠려 있는지부터 본다.
둘째, 채권과 현금성 자산의 금리다. 금리 상승은 주식에는 부담이지만, 반대로 단기 국채나 예금 같은 안전자산의 수익률을 끌어올린다. 5%짜리 무위험 수익은 몇 년 전만 해도 없던 선택지다. 위험을 줄이고 싶다면 이 카드를 다시 볼 만하다.
셋째, 버틸 수 있는 시간이다. 이 돈을 언제 써야 하는지에 따라 판단이 갈린다. 자금을 5년 이상 묻어둘 수 있다면 단기 조정에 흔들려 손실을 확정할 이유가 크지 않다. 반대로 1~2년 안에 필요한 돈이라면, 금리가 높은 지금 위험자산 비중을 점검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확인해야 할 건 매일의 지수보다 두 가지 숫자다. 유가가 진정되는지, 그리고 미국의 다음 물가지표가 꺾이는지다. 이 둘이 방향을 틀면 금리도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서둘러 전부 팔거나 반대로 물타기에 나서기 전에, 내 계좌의 금리 민감도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