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홍해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후티 추정 공격으로 화물선 선원 3명이 숨져 2월 중동 분쟁 재점화 이후 첫 인명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이란의 호르무즈 위협과 후티의 홍해 봉쇄가 겹치며 세계 해운의 두 동맥이 동시에 흔들리고 있습니다. 통항 급감과 우회 비용 증가가 수출 중심 한국의 물류비와 원료 수급에 어떤 파장을 줄지 정리했습니다.

11일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후티 반군으로 추정되는 세력이 소형 화물선을 공격해 선원 3명이 목숨을 잃었다. 파키스탄인 2명과 인도네시아인 1명이다. 피격선은 탄자니아 선적의 소형 화물선 '티하마'로, 오만 살랄라를 떠나 지부티로 향하던 중이었다.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며 중동 분쟁이 재점화한 이후, 후티의 선박 공격에서 사망자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사망자 규모는 보도마다 다소 엇갈린다. 티하마호에서만 3명이 숨졌다는 보도가 많지만, 같은 날 오만만에서 벌어진 또 다른 화물선 피격까지 더해 총 4명이 사망했다고 전한 매체도 있다. 이 오만만 공격은 후티가 아니라 미군 헬기의 헬파이어 미사일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건 직후라 정보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상태로, 사망자 수와 공격 주체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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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이 무거운 이유는 홍해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말 이란을 겨냥한 미국·이스라엘의 합동 공습 이후, 이란은 세계 원유 수송의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위협해 왔다. 여기에 친이란 성향의 예멘 후티 반군이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를 겨냥한 해상 봉쇄를 선언하면서, 홍해 관문인 바브엘만데브까지 위험 수역이 됐다.
후티는 "홍해 전면 폐쇄가 아니라 사우디 선박을 겨냥한 제한적 봉쇄"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실제 선박이 공격받고 사망자가 나온 이상, 선사들이 느끼는 위험은 봉쇄의 '공식 범위'와 무관하게 커진다. 세계 해운의 두 동맥인 호르무즈와 홍해가 동시에 흔들리는 그림이 만들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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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통항량은 이미 줄고 있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지나는 선박은 하루 평균 32척으로, 봉쇄 이전 50척과 비교하면 약 36% 감소했다. 원자재를 나르는 벌크선은 하루 11척까지 떨어져 수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사우디는 홍해 얀부항을 통한 원유 수출을 하루 76만 배럴에서 375만 배럴 수준으로 크게 늘리며 대체 경로를 찾고 있다.
배들이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으로 우회하면서 항로는 길어지고 비용은 불어난다. 한 분석은 아시아 정유업체들이 약 한 달의 운송 지연을 겪을 수 있다고 봤다. 우회 수요로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수요가 14%가량 늘고, 추가로 VLCC 70척과 수에즈막스급 75척이 더 필요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Ernz Nacarz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에 홍해는 남의 일이 아니다. 유럽으로 가는 컨테이너선의 상당수가 이 항로를 지나기 때문이다. 이미 2023년 말부터 국내외 컨테이너 선사들은 홍해 대신 희망봉으로 돌아가고 있어, 유럽행 화물의 운송 기간이 길어지고 운임이 오른 상태다.
여기에 전쟁위험할증료와 선박 보험료가 더해지면 수출 기업의 물류비 부담은 한층 커진다. 원유·원자재를 실은 유조선의 지연은 국내 정유·석유화학 업계의 원료 수급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대로 우회 항로 장기화는 HMM 등 국내 해운사에는 운임 상승이라는 기회로 작용하기도 한다. 위기와 기회가 한 사건에 함께 담겨 있는 셈이다.
당장 지켜볼 지점은 봉쇄가 사우디 선박에 대한 제한적 조치에 머무는지, 아니면 무차별 공격으로 번지는지다. 후자로 갈수록 우회는 상시화되고, 한국 수출 물류의 비용과 시간표도 그만큼 무거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