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송환을 공개하자 청와대가 비공개 합의 위반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쟁점은 송환을 비공개하기로 한 합의가 있었느냐로, 청와대는 있었다고 우크라이나는 없었다고 정면으로 맞선다. 우크라이나의 공식 대응과 청와대가 예고한 추가 조치가 다음 국면을 가를 지점이다.
북한군 포로 2명이 한국으로 넘어왔다는 사실을 놓고 한국과 우크라이나가 엇갈린 설명을 내놓았다. 사건 자체는 같은데, 두 나라가 다투는 지점은 하나로 좁혀진다. 이 송환을 비공개로 하기로 한 합의가 있었느냐다.
청와대는 그런 합의가 있었다고 본다. 우크라이나는 없었다고 한다. 공개 여부를 둘러싼 이 차이가 이번 공방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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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단은 9월 23일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 뉴욕 유엔총회 연설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생포한 북한군 포로 2명을 한국에 보냈다고 공개했다.
그 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이 반박에 나섰다. 소통담당관 드미트로 리트빈은 SNS에 "그런 합의는 없었고 사실이 아니다"라고 적었다. 우크라이나 통신사 RBC-우크라이나도 대통령실 소식통을 인용해 "비밀을 지키겠다고 약속하지 않았으며 포로 문제는 숨기지 않는다"고 전했다.
한국은 처음엔 말을 아꼈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소식통' 발언에 일일이 구체적으로 답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거리를 뒀다. 하지만 9월 27일 밤 성기홍 홍보소통수석이 공식 입장문을 내면서 대응 수위가 올라갔다.
청와대 주장은 이렇다. 협의 과정에서 우크라이나가 먼저 비공개를 요청했다는 것이다. "다수의 자국 포로들과 교환할 기회를 포기했다는 국내 비난 여론이 있을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니 한국 송환 사실을 비공개하자"고 보안을 요구했고, 한국도 포로 당사자와 가족의 안전, 외교·안보 등을 고려해 여기에 합의한 뒤 송환을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그런 비밀 유지 약속 자체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결국 같은 협의를 놓고 한쪽은 "비공개하기로 했다"고, 다른 쪽은 "그런 약속은 없었다"고 말하는 정면 충돌이다. 청와대는 이를 "합의를 위반한 일방적 공개"이자 "허위 공보"로 규정하고 공식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포로 송환은 단순한 인도 절차가 아니다. 청와대 설명에 담긴 '자국 포로 교환 기회'라는 대목이 배경을 보여준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전쟁 중이고, 붙잡은 북한군 포로는 자국 병사를 되찾아올 교환 카드가 될 수 있다. 그런 포로를 제3국인 한국에 보냈다는 사실이 어떻게 알려지느냐가 우크라이나 국내 여론과 직결되는 셈이다.
북한은 러시아를 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병력을 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과정에서 생포된 병사가 제3국인 한국으로 넘어온 사례라는 점에서 이번 송환은 통상적인 포로 처리와 성격이 다르다. 공개 시점과 방식이 예민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청와대는 포로 송환이 당사자의 희망, 국내법 절차, 국제법,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처리된다는 원칙도 함께 밝혔다.
청와대는 사과 요구와 함께 "추가로 필요한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했지만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 공방이 양국 관계나 향후 포로 처리 방식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가 공식 해명이나 사과를 내놓는지, 청와대가 말한 '추가 조치'가 실제로 나오는지가 다음 국면을 가를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