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지만 국내 주유소 가격은 정유사 재고 구조 탓에 통상 2주 안팎의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 게다가 국내 기름값에는 리터당 정액으로 매겨지는 유류세가 섞여 있어 국제유가 상승분이 그대로 전가되지는 않는다. 지금은 오피넷으로 가격 추이를 확인하고 급유 타이밍과 유류세 인하 발표를 함께 점검할 시점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 나란히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다. 하루 6% 넘게 뛴 급등이다. 운전자나 관리비를 챙기는 사람 입장에서 진짜 궁금한 건 국제 시세 그 자체가 아니라, 그래서 내가 넣는 기름값이 언제 얼마나 오르느냐다.
먼저 결론부터. 국제유가 상승분은 대체로 2주 안팎의 시차를 두고 주유소 가격에 반영된다. 그리고 오른 만큼 그대로 다 붙지는 않는다. 이유는 국내 기름값의 구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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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급등의 방아쇠는 중동 수송로 불안이다.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됐고,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의 원유 수송로인 바브엘만데브 해협 장악을 눈앞에 뒀다는 소식이 겹쳤다. 전 세계 석유 수송량의 약 5분의 1이 호르무즈를 지나는 만큼, 이 길목이 흔들리면 유가는 곧바로 반응한다. 배경은 '공급 차질 우려'이지 실제 공급이 끊긴 건 아니라는 점도 기억해둘 만하다.
국내 주유소 가격은 국제 시세를 실시간으로 따라가지 않는다. 순서가 있다. 정유사는 두바이유 등을 기준으로 원유를 들여와 정제하고, 완성된 석유 제품 가격에 국제 제품 시세가 반영된다. 이게 주유소로 넘어가 소비자에게 팔리기까지 다시 시간이 걸린다.
핵심은 재고다. 오늘 주유소가 파는 기름은 1~2주 전 사둔 물량이다. 그 재고가 소진돼야 새 가격이 붙는다. 그래서 국제유가가 오늘 튀어도 동네 주유소 전광판은 대체로 2주쯤 뒤부터 움직인다. 반대로 유가가 내려도 한동안 비싼 값이 유지되는 것도 같은 이유다.
국내 휘발유 소비자가격은 크게 세전 공급가, 유류세, 부가가치세로 나뉜다. 이 가운데 유류세(교통·에너지·환경세 등)는 국제유가와 무관하게 리터당 일정 금액으로 매겨지는 정액세다.
그래서 국제유가가 10% 오른다고 소비자가격이 10% 오르지는 않는다. 세금은 고정돼 있고, 유가 변동은 전체 가격의 일부인 세전 공급가에만 반영되기 때문이다. 세금이라는 고정 덩어리가 완충 역할을 하는 셈이다. 다만 유가가 크게, 오래 오르면 이 완충으로도 상승을 다 막지는 못한다.
국제유가 100달러가 내 기름값 100달러어치 인상은 아니다. 다만 방향은 위쪽이고, 반영은 2주 안팎으로 다가온다. 그 시차가 준비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