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7일부터 29일까지 인천 송도에서 제6차 국제 원자력 장관회의가 열리며, 한국이 이 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AEA와 OECD 원자력기구가 함께 주최하는 이 자리는 SMR과 해상 원자력, AI 활용 같은 한국이 앞세워온 의제를 국제 테이블에 올리는 무대다. 구속력 있는 선언문 채택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결과문서가 나온다면 차세대 기술과 안전 규범이 어떻게 담기는지를 보면 성과를 가늠할 수 있다.
10월 27일부터 29일까지 인천 송도에서 국제 원자력 장관회의(IMCNP)가 열린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원자력기구(NEA)와 함께 주최하고, 한국 정부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창구로 개최를 맡았다.
이 회의는 매년 열리는 IAEA 정기총회와는 다르다. 원자력 발전의 방향을 장관급에서 논의하는 자리로 4~5년에 한 번꼴로 열린다. 2005년 파리를 시작으로 베이징(2009), 상트페테르부르크(2013), 아부다비(2017), 워싱턴(2022)을 거쳤고, 이번 인천이 여섯 번째다. 한국에서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개최국이 됐다는 건 단순한 장소 제공 이상의 의미가 있다. 원전 수출과 차세대 원자로 개발을 국가 전략으로 밀어온 한국이 국제 의제가 짜이는 테이블에 주최국 자격으로 앉는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장관급 회의는 구체적 조약을 맺는 자리라기보다 각국이 정책 방향을 공개적으로 맞춰보는 성격이 강하다. 어떤 기술과 원칙이 공동 관심사로 묶이느냐가 이후 몇 년의 협력 틀을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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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의 큰 틀은 기후 대응과 에너지 안보 속에서 원자력이 맡을 역할을 고위급에서 논의하는 것이다. IAEA는 세부 주제로 원전 건설 재원 조달, 이해관계자와의 소통, 인공지능(AI) 활용, 그리고 바다 위 원자력(해상 원자력) 등을 다루는 집중 세션을 예고했다.
이 가운데 AI와 해상 원자력은 한국이 특히 앞세워온 분야다. 구혁채 과기정통부 차관은 앞서 "원자력을 위한 AI"를 내세우며 소형모듈원자로(SMR)와 SFR·HTGR·MSR 같은 차세대 원자로 연구를 소개했다. 한국은 SMR 특별법을 근거로 개발을 추진하고, 조선·해양 기술을 결합한 'K-문샷' 아래 SMR 추진선박 구상도 내놨다.
안전과 비확산도 빠지지 않는다. 한국은 핵비확산 체제 지지와 함께 북한·이란 핵 문제, 우크라이나 원전 안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에서 IAEA와의 공조를 강조해왔다. 혁신을 말하려면 안전에 대한 신뢰가 전제라는 논리다. 신기술을 먼저 수출하려는 나라일수록 안전 규범을 주도해 불신을 줄이는 것이 유리하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관심은 회의 뒤에 어떤 문서가 나오느냐다. 다만 이번 회의가 구속력 있는 선언문이나 공동 결과문서를 채택하는지는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과거 장관회의들도 성격이 조금씩 달랐던 만큼, 결과문서 자체가 없을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
결과문서가 나온다면 한국이 눈여겨볼 대목은 분명하다. 첫째, SMR과 해상 원자력 같은 차세대 기술이 국제적으로 어떻게 언급되는지다. 특정 기술이 공동 문서에 명시되면 뒤따르는 표준 논의에서 유리하다. 둘째, AI를 원자력 안전과 규제에 쓰는 문제를 어떤 수준으로 담는지다. 셋째, 공급망과 재원 조달을 둘러싼 국제 협력의 방향이다.
구속력이 없더라도 한국 입장에서는 의제를 주도했다는 사실 자체가 성과에 가깝다. 다음 개최지가 어디로 정해지는지, 후속 협의체나 실무 논의가 이어지는지도 함께 보면 이번 회의가 일회성 행사였는지 흐름의 출발점이었는지 가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