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6일 네팔 UT-1 수력발전소 현장에서 홍수로 고립됐던 한국인 근로자 9명이 네팔군 헬기로 대피해 8월 31일 귀국했다. 이들과 별개로 두산에너빌리티·한국남동발전 소속 9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이며, 9월 5일 중국인 생존자가 발견되면서 터널 수색이 이어지고 있다. 남은 관건은 발전소 터널 내부 수색의 진척과 추가 생존자 발견 여부다.
네팔 중북부 바그마티주 라수와군의 어퍼트리슐리-1(UT-1) 수력발전소 공사 현장이 8월 26일 홍수에 휩쓸렸다. 폭우가 쏟아지면서 현장은 외부와 끊겼고, 이곳에서 일하던 한국인 근로자들이 고립됐다. 산악 지형에 자리한 발전소라 육로 접근이 막히자 구조는 헬기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이 사고를 이해하려면 두 집단을 나눠 봐야 한다. 고립됐다가 살아 돌아온 사람들과, 지금도 실종 상태인 사람들이다. 같은 현장에서 벌어진 일이지만 서로 다른 사람들이다. 8월 26일 시작된 이 사고는 열흘이 넘도록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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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됐던 한국인 근로자들은 네팔군 헬기를 통해 순차적으로 안전 지역으로 옮겨졌다. 구조된 직원 10명 가운데 9명이 8월 31일 오후 2시께 인천공항으로 귀국했다. 회사 측은 이들에게 입원 치료가 필요할 정도의 건강 이상은 없다고 밝혔다.
한 명, 현장소장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는 8월 28일 안전 지역으로 이동했지만, 실종된 동료들의 수색을 지원하겠다며 현지에 남기로 했다. 정리하면 26일 고립, 28일 현장소장의 안전 지역 이동, 31일 귀국으로 이어진 닷새 남짓의 과정이었다.
생환한 이들과 별개로, 같은 현장에서 실종된 한국인은 9명이다. 두산에너빌리티 직원 6명과 한국남동발전 직원 3명이다. 홍수 당시 이들이 어디에 있었는지에 따라 상황이 갈렸고, 아직 소식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공교롭게도 귀국한 인원과 실종 인원이 모두 9명이어서 뉴스만 보면 헷갈리기 쉽지만, 돌아온 9명과 실종된 9명은 완전히 다른 사람들이다. 대통령은 "아홉 분을 찾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수색의 초점은 발전소 터널이다. 9월 5일 UT-1 터널 내부 225m 지점에서 중국인 근로자 루하이타오 씨가 살아서 발견됐다. 저체온 증세는 있었지만 외상은 없었다. 이 생존자 발견으로 터널 안에 추가 생존자가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튿날인 9월 6일 터널 재수색이 재개됐다. 다만 이 과정에서 사망자 1명이 수습되기도 했다.
주목할 대목은 시점이다. 중국인 근로자가 발견된 것은 사고가 난 지 열흘 가까이 지난 뒤였다. 터널이라는 밀폐 공간이 급류를 일부 막아준 것으로 보인다. 실종된 한국인들도 같은 터널 구간에 있었다면 생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이르다는 뜻이 된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가능성이고, 시간이 갈수록 구조 여건은 나빠진다.
수색은 한국 해외긴급구호대(KDRT)와 네팔군이 함께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지켜볼 지점은 세 가지다. 첫째, 중국인 생존자가 나온 터널 구간의 수색이 얼마나 더 깊이 진행되는지다. 둘째, 추가 생존자 발견과 실종자 수습 여부다. 셋째, 산악 현장 특성상 현지 기상과 지반 상태가 수색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접근 자체가 변수인 지형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사고는 마무리된 구조 성공담이 아니라, 절반은 돌아오고 절반은 아직 돌아오지 못한 진행 중인 재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