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9월 17일 사우디아라비아에 F-35 전투기 48대(243억 달러) 판매를 승인하고 의회에 통보했다. 이란과의 전쟁이 길어지며 방공망이 흔들린 사우디를 보강하려는 결정으로, 중동에서 이스라엘만 갖던 스텔스기 독점이 처음 깨졌다. 의회의 30일 저지 절차, 이스라엘의 질적 군사우위 문제, 중국으로의 기술 유출 우려가 실제 인도까지 남은 변수다.
미국 국무부가 9월 17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 F-35A 스텔스 전투기 48대를 파는 계획을 승인하고 의회에 통보했다. 무기수출통제법(AECA) 절차에 따른 것으로, 규모는 243억 달러(약 34조원)에 이른다. 패키지에는 전투기 48대 외에 프랫앤드휘트니 F135 엔진 49기, 통신장비, 예비 부품, 훈련 지원이 포함된다.
이번 조치는 사우디를 상대로 한 최근 무기 승인의 정점이다. 갑작스러운 결정이라기보다 몇 달에 걸친 흐름의 연장선이다.
| 시기 | 주요 품목 | 규모 |
|---|---|---|
| 7월 | APKWS 로켓 2만 발 | 20억 달러 |
| 9월 초 | JDAM 1만 발 | 50억 달러 |
| 9월 17일 | F-35 48대·엔진 49기 | 243억 달러 |

Jesús Esteban San José
배경에는 장기화한 이란과의 대치가 있다. 사우디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과 이라크 시아파 무장세력의 공격을 잇따라 받아 왔다. 특히 핵심 원유 수출 파이프라인이 공격당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했고, 방공망의 빈틈이 그대로 드러났다.
스텔스 전투기는 이런 위협에 대응하는 상징적 카드다. 지상 요격체계만으로는 걸러내기 어려운 표적을 공중에서 선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가와 직결된 사우디 유전 방어에는 미국의 이해도 함께 걸려 있다. 파이프라인이 멈추면 국제유가가 출렁이고, 그 부담은 산유국을 넘어 세계 경제로 번진다.
F-35가 이례적인 이유는 그동안 중동에서 이스라엘만 운용해 온 기종이라는 점이다. 사우디는 이스라엘에 이어 중동에서 두 번째로 F-35 도입이 허용된 나라가 된다.
미국은 법으로 이스라엘의 질적 군사우위(QME)를 보장할 의무가 있다. 2008년 의회가 무기수출통제법을 고쳐, 중동 무기 판매가 이스라엘의 기술·작전 우위를 훼손하지 않도록 못박았기 때문이다. 이번에 국무부는 이 판매가 "역내 군사 균형을 바꾸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우려를 나타냈지만, 과거 튀르키예 판매를 저지할 때만큼 강하게 반대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은 이번 판매를 사우디·이스라엘 관계 정상화와 연계하기를 원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두 사안을 직접 묶지 않은 채 승인을 진행했다.
승인이 곧 인도를 뜻하지는 않는다. 지금부터 의회의 30일 검토 기간이 시작되며, 이 기간에 의회는 판매를 저지할 수 있다. 가격과 수량도 협상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고, 실제 전투기 인도까지는 몇 년이 걸린다.
가장 큰 쟁점은 기술 유출이다. 뉴욕타임스는 미 정보당국이 이번 판매로 중국이 F-35의 민감한 기술에 접근할 가능성을 우려했다고 보도했고, 하원 정보위원회 소속 일부 의원은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공개 반대에 나섰다.
정리하면, 방향은 정해졌지만 문은 아직 완전히 열리지 않았다. 앞으로 30일간 의회의 움직임과 기술 보호 조건을 둘러싼 논의가 이번 거래의 실제 성사 여부를 가를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