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6일 네팔 라수와 수력발전소 건설현장에서 홍수로 연락이 끊긴 한국인 9명에 대한 수색이 엿새째 이어지고 있다. 사고 현장은 육로 접근이 어려워 헬기가 필요하지만 기상 악화와 2차 홍수 우려로 네팔 당국이 외국인 헬기 운항을 통제하면서, 세 차례 헬기 수색이 모두 성과 없이 끝나고 육로 수색이 본격화됐다. 육로조의 현장 도달 여부와 드론·긴급구호대 투입, 기상 회복이 앞으로 상황을 가를 확인 지점이다.

8월 26일 네팔 라수와의 수력발전소 건설현장에서 홍수로 한국인 9명의 연락이 끊겼다. 두산에너빌리티 직원 6명과 한국남동발전 직원 3명으로, 네팔과 티베트 접경의 산악 지역에서 일하던 이들이다. 31일 현재 엿새째 연락두절 상태다.
수색은 헬기와 드론, 육상팀이 동원된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다만 지금까지 실종자의 흔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무게가 실리는 쪽은 헬기가 아니라 육로다. 왜 그런지가 이 사안을 이해하는 핵심이다.

Daniel Szabat
사고 현장은 도로가 끊겨 육로로 곧장 접근하기 어렵다. 원래대로라면 헬기가 가장 빠른 수단이다. 문제는 하늘길도 막혔다는 점이다. 네팔 당국은 2차 홍수 우려와 기상 악화를 이유로 외국인의 헬기 운항을 제한해 왔다.
그 결과 헬기는 좀처럼 뜨지 못했다. 실제 헬기 수색은 28일 한 차례, 29일 두 차례 등 사흘간 세 번에 그쳤고, 40분씩 상공을 돌았지만 실종자의 흔적은 찾지 못했다. 정부와 두 회사가 카트만두에서 헬기 6대를 확보하고도 당국의 통제 탓에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상황이다.
2차 홍수 우려가 통제의 배경으로 꼽힌다. 상류에 물이 더 불어날 수 있는 상황에서 좁은 계곡을 저공으로 비행하는 것은 헬기 자체에도 위험하다. 기상까지 겹치면 이륙 판단이 더 보수적으로 내려질 수밖에 없다.
31일에는 두산에너빌리티가 확보한 헬기가 오전 11시께 상부댐부터, 신속대응팀 헬기가 오후 2시께 위어댐과 둔체 방면으로 다시 이륙했다. 헬기를 아예 못 쓰는 것은 아니지만, 기상과 당국 통제에 따라 운항이 들쭉날쭉해 이것만으로 수색을 끌고 가기 어렵다는 뜻이다.
그래서 신속대응팀은 육상 수색 경로를 따로 확보했다. 육로조는 사고 현장에서 1~2km 떨어진 람체 지역까지 차량으로 이동한 뒤, 그곳에서 숙영하며 현장에 접근하는 방식을 택했다.
한 번에 현장까지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차량이 닿는 지점까지 이동해 거점을 만들고 거기서부터 도보로 좁혀 들어가는 단계적 방식이다. 산악 지형과 홍수로 훼손된 길을 감안한 선택이다. 헬기가 상공에서 넓게 훑는다면, 육로조는 현장 가까이에서 실제 접근로를 뚫는 역할을 맡는 셈이다.
정부는 임상우 외교부 재외국민보호·영사 대표를 단장으로 한 합동 신속대응팀을 파견했고, 이후 인력을 추가로 보냈다.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대표도 현지로 향했다. 조현 외교장관은 네팔 측에 군 지원을 요청했고, 드론 투입과 해외긴급구호대(KDRT) 파견도 검토되고 있다.
가족들의 상황은 나뉘어 있다. 실종자 9명 가운데 4명의 가족은 이미 네팔 현지에 있고, 나머지 5명의 가족은 국내에 머무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가족 지원과 국내 가족에 대한 정보 전달이 함께 필요한 국면이다.
앞으로 확인할 지점은 세 가지다. 육로조가 현장까지 실제로 도달하는지, 검토 단계인 드론과 긴급구호대가 실제 투입되는지, 그리고 헬기 운항을 좌우하는 기상이 회복되는지다. 세 조건이 맞물려야 수색 속도가 붙는다. 현재로서는 실종자 발견 소식이 나오지 않은 만큼, 성과를 단정하기보다 이 변수들의 진행을 지켜볼 단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