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간선거 참패 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교체설이 불거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유임 방침을 밝혔다. 장관이 바뀌어도 방위비분담금은 이미 비준된 다년 협정이라 급변 가능성은 낮지만, 전작권 전환과 병력 규모처럼 국방부 수장의 판단이 크게 작용하는 사안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한국은 후임 인준 청문회 발언, 전작권 로드맵, 주한미군 규모를 둘러싼 의회 동향을 함께 지켜봐야 한다.
미국 중간선거는 11월 3일 치러졌고, 민주당이 상·하원 모두에서 다수 의석을 확보했다. 선거 참패의 책임론이 이란 전쟁으로 모이면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거취가 도마에 올랐고, CBS는 11월 4일 트럼프 대통령이 측근들과 교체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후임으로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거론된다. 주지사 임기가 끝나는 내년 1월 5일 이후 상원 인준을 거쳐 자리를 맡는 방안이 제기됐다는 관측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교체 검토 여부를 묻는 질문에 "아니다"라며 "매우 잘하고 있다"고 답했고, 펜타곤 대변인 숀 파넬도 장관이 임기 끝까지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못 박았다. 반대편에서는 공화당 소속 토머스 매시 하원의원이 8개 조항의 탄핵소추안을 꺼내 들고 유임 시 철회하지 않겠다고 압박한다. 공식 인사 발표는 아직 없다. 유임 신호와 사임 압박이 동시에 흐르는 단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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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입장에서 먼저 확인할 것은 돈 문제다. 제12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을 묶은 다년 협정이고, 국회 비준도 2024년 11월에 끝났다. 2026년 분담금은 1조 5,192억 원으로, 전년도 1조 4,028억 원보다 8.3% 늘어난 금액이다.
2027년부터는 전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에 연동하되 연 5%를 넘지 못하도록 상한을 뒀다. 트럼프 1기 때 쓰던 국방예산 연동 방식을 되돌린 구조다. 이미 발효되고 비준까지 마친 협정이라, 장관 한 사람이 바뀐다고 분담금 틀이 쉽게 뒤집히지는 않는다. 다만 총액형에서 실제 소요에 맞춰 정산하는 방식으로 바꾸자는 미국 측 요구에는 이견이 남아 운용 단계의 중장기 과제로 걸려 있다.
돈보다 민감한 영역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과 병력 규모다. 여기서는 미 국방부 수장의 판단이 훨씬 직접적으로 작동한다.
그레고리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2026년 4월 2029년 1분기 전환을 목표로 한 전작권 로드맵을 국방장관실에 제출했다. 한국 정부는 2028년을 염두에 두고 있어 조율이 필요하다. 로드맵은 사령관의 건의일 뿐 최종 결정은 한미 국방장관이 내려 대통령에게 올리는 구조라, 장관이 바뀌면 이를 받아들이는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의회도 제동 장치를 걸어 뒀다. 미 상원 군사위원회의 2027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초안은 주한미군을 현재 2만 8,500명 아래로 줄이거나 전작권을 넘기기 전에 인증·평가 보고서를 의회에 내도록 했고, 의회는 이를 최소 60일간 검토한다. 임의의 일정으로 밀어붙이지 말라는 신호다. 2026년 미국 국가국방전략(NDS)이 동맹의 방위비 분담 확대를 핵심 과제로 못 박은 점까지 더하면, 추가 증액 요구의 불씨는 남아 있다.
인사 변동이 현실이 된다면, 발표 자체보다 뒤따르는 신호를 읽는 편이 실용적이다.
분담금처럼 조약으로 묶인 사안은 당분간 안정적이지만, 전작권과 병력은 사람이 바뀌면 속도와 방향이 흔들릴 수 있다. 교체 여부 자체보다 이 신호들이 어느 쪽으로 기우는지를 보는 게 더 유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