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디펜스USA가 미국 방산조선업체 오스탈USA를 최대 1조7000억 원에 인수하겠다는 예비 제안을 내며 미 해군 핵잠수함 공급망 진입을 노리고 있다. 오스탈USA는 버지니아급·컬럼비아급 핵잠수함 모듈을 공급하는 업체로, 성사되면 한화는 필리조선소에 이어 미국 동부와 남부에 방산 조선 거점을 확보하게 된다. 다만 CFIUS 등 미국의 안보 심사가 거래 성사의 최대 변수로 남아 있다.
한화그룹이 미국 방산조선업체 오스탈USA 인수에 나섰다. 한화디펜스USA는 호주 조선·방산기업 오스탈의 미국 사업부인 오스탈USA를 100% 인수하겠다는 비구속적 예비 제안을 냈고, 제시한 기업가치는 10억5000만~12억 달러(약 1조5000억~1조7000억 원) 수준으로 전해진다. 인수 대상은 미국 법인과 운영자산이며 호주·필리핀·베트남 사업장은 빠진다.
이번 인수가 단순한 조선소 하나 사들이기와 다른 이유는 오스탈USA가 서 있는 위치에 있다. 1999년 설립돼 앨라배마주 모빌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약 3500명을 고용하며 지금까지 미 해군에 함정 34척을 인도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미국 핵잠수함 건조를 맡는 제너럴다이내믹스 일렉트릭보트(GDEB)에 잠수함 모듈을 공급한다. 이 모듈은 버지니아급 공격형 핵추진잠수함과 컬럼비아급 전략 핵추진잠수함에 들어간다. 오스탈USA를 손에 넣으면 한화는 미 해군 핵잠수함 공급망 안으로 발을 들이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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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이번 행보는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다. 한화는 2024년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를 약 1억 달러에 인수하며 미국 조선업에 교두보를 놨다. 이후 필리조선소 건조 능력을 대폭 키우겠다는 대규모 확장 투자 계획을 내놨지만, 이미 수주 물량이 몰리며 생산능력의 한계가 지적돼 왔다.
오스탈USA 인수가 성사되면 한화는 미국 동부(필라델피아)와 남부(모빌)에 각각 생산 거점을 확보하게 된다. 상선 위주였던 필리조선소에 더해, 함정과 잠수함 모듈을 다루는 방산 조선 역량까지 갖추는 구조다. 한 곳은 넓히고 한 곳은 새로 사들여, 미국 안에서 '규모'와 '방산 전문성'을 동시에 채우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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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조선업 재건 기조가 있다. 미국은 자국 조선업을 되살리자는 이른바 '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흐름 속에서 미국 내에서 건조한 함정을 중시하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미 해군은 함정과 잠수함 건조 물량이 밀려 있지만 자국 조선소 역량이 부족한 상황이라, 동맹국의 조선 역량을 미국 땅에서 활용하려는 유인이 크다. 한화 입장에서는 미국이 열어둔 이 문으로 들어가 장기 수요를 선점하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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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까지는 관문이 남아 있다. 오스탈 이사회는 한화에 약 4주간의 실사 기간을 부여한 것으로 전해지며, 실제 인수가 이뤄지려면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를 비롯한 안보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핵잠수함 공급망이라는 민감한 자산이 걸린 만큼, 이 안보 심사가 거래 성사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한국 방산업계와 투자자에게 이 소식이 갖는 의미는 분명하다. K9 자주포와 천무로 지상 방산 수출을 키워온 한화가 이제 바다, 그것도 미국 핵잠수함 공급망이라는 가장 높은 벽에 도전한다는 신호다. 성사된다면 한화의 미국 방산 사업은 상선·수상함을 넘어 잠수함으로 확장되고, 미국 시장 내 거점도 다변화된다. 다만 대규모 인수와 안보 심사에는 시간과 불확실성이 따르는 만큼, 발표 단계의 기대와 실제 승인·통합 성과를 구분해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