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0일 인텔이 28.58% 폭락하며 삼성전자(-3.02%)와 SK하이닉스(-7.08%)까지 동반 하락했다. 사상 최대 실적을 낸 하이닉스가 오히려 더 빠진 것은 메모리 수요 붕괴가 아니라 빅테크 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이 번졌기 때문이다. 하루 급락과 업황 전환을 가르는 신호는 가격이 아니라 HBM 장기계약과 고객사의 설비투자 계획에 있다.
10월 30일(현지시간) 인텔 주가는 하루 만에 28.58% 빠졌다. 야후파이낸스 기준 1974년 이후 최악의 낙폭으로, 올해 쌓아온 150% 안팎의 상승분이 거의 사라졌다.
방아쇠는 실적 전망이었다. 인텔은 다음 분기 매출을 150억~160억달러, 조정 주당순이익을 25센트로 제시했다. 시장 눈높이였던 171억달러·43센트를 크게 밑돈 수치다.
악재는 겹쳤다. 메모리 등 부품값 상승이 PC 수요 회복을 늦췄고, 이달 이스라엘 공장 폭발로 10나노 칩 출하가 끊겼다. 인텔은 두 분기에 걸쳐 약 6억달러 매출이 사라질 것으로 봤다. 18A 공정의 대형 외주 고객을 아직 확보하지 못한 점도 불안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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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발표는 한 기업의 문제로 끝나지 않았다. 로이터는 인텔과 아마존의 실적이 빅테크의 AI 투자 지출에 대한 의구심을 키웠다고 전했다. 같은 날 뉴욕에서 엔비디아가 4.13%, 브로드컴이 5.48%, 퀄컴이 11.16% 내리며 반도체가 무더기로 밀렸고 나스닥은 2.86% 떨어졌다.
파장은 서울로 이어졌다. 한국경제 보도를 보면 삼성전자는 3.02% 내린 22만5000원, SK하이닉스는 7.08% 급락했다. 미국에 상장된 하이닉스 주식예탁증서(ADR)도 7.95% 빠졌다.
한국 메모리주가 인텔의 PC 부진과 직접 연결된 건 아니다. 연결 고리는 'AI 투자가 과하지 않냐'는 심리다. HBM 수요의 끝에는 결국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있기 때문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하이닉스가 삼성보다 두 배 넘게 빠졌다는 점이다. 불과 이틀 전인 10월 28일 SK하이닉스는 3분기 매출 104조6155억원, 영업이익 83조3338억원을 공시했다. 영업이익률 80%, 여섯 분기 연속 사상 최대다. HBM4 출하와 서버용 D램이 실적을 끌어올렸다.
그런데도 주가는 더 많이 빠졌다. 실적이 좋을수록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고평가 부담이 커지고, 올해 많이 오른 종목일수록 차익 실현 매물이 몰린다. 좋은 숫자가 곧바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하루 급락과 업황 전환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세 가지를 기준으로 삼을 만하다.
삼성은 신규 공장과 장비 확보에 시간이 걸려 공급 제약이 2028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방한한 샘 올트먼이 PC에 흩어진 D램보다 클라우드 집중이 효율적이라고 말한 것도 서버·HBM 수요엔 나쁘지 않은 신호다. 다만 이는 전망이지 확정이 아니다. 빅테크가 투자 지출을 줄인다는 신호가 나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