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6일 네팔 라수와의 UT-1 수력발전소 현장이 홍수에 휩쓸려 한국인 9명이 연락두절된 가운데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박지원 부회장이 29일 현지로 향했다. 그룹 총수가 정부 구조팀에 맡기지 않고 직접 카트만두로 간 것은 촉박한 골든타임과 가족의 요청, 두산에너빌리티 최대 해외 사업장이라는 무게가 겹친 결정이다. 헬기 수색이 성과를 내지 못한 상황에서 실종자 구조와 사고 원인 규명, 해외 현장 리스크 대응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박지원 부회장이 8월 29일 대한항공 카트만두 직항편으로 네팔로 떠났다. 정부 신속대응팀과 네팔군이 이미 현장에 투입된 상황에서 그룹 총수가 직접 움직인 것이다.
배경에는 세 가지가 겹친다. 먼저 시간이다. 사고는 26일 오전에 났는데 실종자 가족들은 "48시간이 넘도록 헬기가 한 번도 뜨지 못했다"며 골든타임을 호소했다. 둘째, 연락두절된 한국인 9명 가운데 6명이 두산에너빌리티 직원이다. 셋째, 사고가 난 어퍼트리슐리-1(UT-1) 수력발전소는 두산의 대표적인 해외 사업장이다. 인명과 여론, 사업이 한자리에서 얽힌 셈이다.
박 회장은 카트만두 도착 후 수색·구조 상황을 직접 지원할 계획이라고 회사는 밝혔다.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대표는 이미 27일 현지 대응팀을 급파해 약 40명 규모의 비상대책본부를 꾸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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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간 8월 26일 오전 9시 30분께 네팔 라수와 지역에 대규모 홍수가 덮쳤다. 일부 보도는 빙하호가 터진 '빙하 홍수' 가능성을 제기하지만 원인은 아직 공식 확정되지 않았다.
물이 휩쓴 곳은 UT-1 수력발전소 건설현장이었다. 카트만두에서 북쪽으로 70㎞ 떨어진 트리슐리강에 짓는 216MW급 발전소로, 총사업비 6억4700만 달러에 완공되면 네팔 최대 규모가 된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설계·조달·시공(EPC)을 맡았고 2020년 한국남동발전과 계약을 맺었다. 이 때문에 실종자에도 두산에너빌리티 6명과 남동발전 3명이 함께 들어 있다.
두산 직원 10명은 안전지역에 고립됐다가 모두 대피했다. 현지소장은 직원들과 함께 빠져나오려 현장에 남았다가 2차 홍수 우려로 물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8월 29~30일 정부 신속대응팀은 소방청 인력 4명씩을 태운 헬기 2대를 띄웠다. 임차한 민간 헬기로도 오전 11시 45분, 12시 38분께 두 차례 현장 상공을 20~25분씩 수색했다. 네팔군 자산까지 투입됐지만 생존자를 찾는 등의 성과는 없었다.
대응팀은 "나무가 빽빽하고 경사가 있는 지형이라 접근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초기 이틀간 헬기가 뜨지 못한 공백에 험지라는 조건이 겹쳤다. 30일이면 사고 닷새째로, 통상적인 골든타임은 이미 지났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사고는 자연재해가 직접 원인이라 두산의 과실을 지금 단정하기는 이르다. 다만 짚어둘 지점은 있다.
UT-1은 두산에너빌리티가 해외에서 진행하던 대형 토목·기자재 프로젝트다. 인명 피해가 확정되면 현장 안전관리와 공사 일정, 재개 시점을 두고 후속 부담이 생길 수 있다. 두산그룹이 라수와 지역에 500만 달러를 긴급 지원하기로 한 것도 사태의 무게를 보여준다. 주가나 실적에 미칠 영향은 아직 수치로 확인되지 않았다.
가장 급한 것은 실종자 9명의 구조 여부다. 이어 사고 원인이 예측 가능한 위험이었는지 불가항력이었는지에 대한 규명이 회사 책임 논의의 갈림길이 된다. 마지막으로 공사가 멈춘 UT-1의 재개 시점과 조건은 두산에너빌리티 해외 사업의 다음 변수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