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버리는 2026년 10월 "시장이 애도의 첫 단계인 부정에 있고 과거엔 6~9개월 지속됐다"며 다시 붕괴를 경고했지만, 구체적 시점이나 하락 폭은 제시하지 않았다. 2008년을 맞힌 이력은 사실이나 이후 반복된 경고는 대부분 빗나갔고, 펀드 청산으로 현재 포지션조차 공시로 확인되지 않는다. 개인 투자자라면 경고를 매도 신호가 아니라 밸류에이션과 집중도, 현금 비중을 점검하는 계기로 삼는 편이 안전하다.

'빅쇼트'의 마이클 버리는 2025년 11월 규제 공시(13F)를 통해 엔비디아와 팔란티어에 10억 달러가 넘는 풋옵션, 즉 하락 베팅을 걸었다고 드러났다. 그의 논리는 두 갈래다.
하나는 회계다. 버리는 빅테크가 AI 서버의 사용 연수를 길게 잡아 감가상각비를 적게 반영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부풀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엔비디아가 18~24개월마다 새 칩을 내놓아 구형 칩의 가치가 빠르게 떨어지는데도 그렇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비유다. 그는 지금의 엔비디아를 닷컴 시절의 시스코에 빗댔다. 시스코 주가는 1995~2000년 3,800% 올랐다가 이후 80% 넘게 빠졌다.
다만 하이퍼스케일러가 수년간 최대 1,760억 달러의 감가상각을 과소 계상했다는 수치는 버리 본인의 추정이며, 보도한 매체도 독자 검증은 못 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 측은 CUDA 소프트웨어 덕에 하드웨어 수명이 길다고 반박한다.

panumas nikhomkhai
버리가 2008년 서브프라임 위기를 예견해 큰돈을 번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그 뒤로도 붕괴 경고를 자주 반복했고, 상당수가 빗나갔다는 점이다.
가까운 예로 2026년 5월 그는 시장이 '큰 하락의 벼랑 끝'에 있다고 경고했지만, 이후 S&P500을 추종하는 SPY는 오히려 5% 넘게 올랐다. 2026년 10월 경고 당시에도 지수는 연초 대비 14%가량 오른 고점 부근이었고, 공포지수로 불리는 VIX는 15 안팎으로 평온했다. 시장은 그의 말과 반대로 움직여 왔다.
이번 경고에도 구체적인 날짜나 하락 폭, 목표가는 없다. '6~9개월'이라는 과거 사례의 기간 비교만 있을 뿐이다. 맞으면 선견지명으로, 틀리면 조용히 넘어가는 경고의 전형적인 형태다.
유명 투자자의 한마디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전에 챙겨야 할 조건이 있다.
첫째, 공시에는 시차가 있다. 13F는 과거 시점의 보유를 뒤늦게 보여줄 뿐이고, 버리는 베팅 공개 몇 주 뒤 운용사 Scion의 등록을 말소했다. 지금 그가 같은 포지션을 들고 있는지는 공시로 확인되지 않는다.
둘째, 공매도 포지션을 가진 사람의 하락 경고에는 방향성 이해관계가 섞여 있다. 셋째, '언젠가는 떨어진다'는 식의 경고는 시점이 없으면 사실상 반증이 불가능하다. 하락장은 결국 오지만, 그 사이 상승을 놓친 비용은 경고가 책임지지 않는다.
경고 뉴스에 반응해 전량 매도하기보다, 다음을 점검해 내 포트폴리오의 체력을 확인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네 항목 모두 편안하다면 경고는 참고 사항일 뿐이다. 불편한 항목이 있다면, 그건 버리 때문이 아니라 원래 손봤어야 할 내 포트폴리오의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