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8월 13일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드론과 부품에 최대 100%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문에 서명했고, 한국산은 조건부 15% 상한이 걸렸다.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한 이 조치는 철강·자동차에 이어 232조 관세가 겨냥하는 품목이 넓어졌음을 보여주며, 실제 표적은 미국 상업용 시장의 70%를 쥔 중국 DJI다. 확전 여부는 2027년 2월 부품 관세 유예 종료와 한국 등에 걸린 15% 상한 조건이 실제로 지켜지는지에 달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8월 13일(현지시간) 드론과 부품에 최대 100% 관세를 매기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관세는 두 갈래다. 최대 이륙 중량 25㎏을 넘거나 열화상 기능을 갖춘 드론, 도킹 스테이션, 핵심 부품에는 100%가 붙는다. 소형 드론과 나머지 부품에는 25%가 적용된다.
시행 시점도 다르다. 100% 관세는 21일 뒤인 9월 3일 0시 1분부터 발효된다. 25% 부품 관세는 180일 유예를 둬 2027년 2월 9일 시작된다. 이 시차는 미국 내 부품 조달망이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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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로 상한이 갈렸다. 한국·EU·일본·대만·스위스·리히텐슈타인산은 최대 15%, 영국산은 10%로 묶였다. 다만 한국의 15%는 무조건이 아니다. 핵심 부품과 기술이 미국이나 해당 동맹국에서 생산됐다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조건부라는 단서가 중요하다. 원산지 요건을 못 맞추는 제품은 상한 밖으로 밀려날 수 있다. 한국 드론 업계에 15%는 방어막이지만, 그 방어막이 실제로 작동하는지는 부품을 어디서 가져오느냐에 달려 있다.
이번 관세의 법적 뿌리는 무역확장법 232조다. 수입품이 국가안보를 위협하는지 조사해 관세를 매길 수 있는 조항으로, 상무부 조사는 2024년 7월 착수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드론과 부품이 미국 국가안보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상무장관 판단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232조는 낯선 도구가 아니다. 2018년 철강·알루미늄 관세, 자동차 조사가 모두 이 조항을 근거로 삼았다. 관세와 무역 문제를 안보 문제로 바꿔 부르는 방식이 드론으로 옮겨온 셈이다. 이번 조치를 개별 사건이 아니라 232조가 겨누는 품목의 확대로 읽어야 하는 이유다.
포고문에 중국이라는 단어는 앞세워지지 않았지만, 겨냥점은 분명하다. 중국 DJI는 미국 상업용 드론 시장의 약 70%를 쥐고 있고, DJI와 오텔 등 중국 업체를 합치면 세계 민간 드론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한국 정부 의견서조차 "단 하나의 국가에 소재한 소수 기업"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관세가 사실상 특정 국가의 특정 기업을 겨냥하되 국가안보라는 보편 명분으로 포장되는 구조다. 미중 무역 갈등이 반도체·전기차를 지나 드론이라는 또 다른 전략 품목으로 전선을 넓혔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조치가 일회성인지, 더 넓은 대중 압박의 신호탄인지는 몇 가지 변수로 가늠할 수 있다.
첫째, 부품 관세 유예의 종료다. 2027년 2월 25% 부품 관세가 예정대로 발효되는지, 아니면 추가 유예나 인상으로 바뀌는지가 방향을 보여준다.
둘째, 중국의 우회로다. 중국산 드론의 대미 수출은 최근 6개월간 전년 대비 46% 줄었지만, 전체 수출은 올 상반기 242만 대로 26% 늘었다. 미국이 막히자 동남아·신흥시장으로 활로를 넓히는 흐름이다. 미국이 이 우회 경로까지 규제로 좇아가면 전선은 더 넓어진다.
셋째, 한국 등에 걸린 15% 상한 조건이 유지되는지다. 조건이 까다로워지거나 상한 자체가 흔들리면, 이번 관세는 중국만이 아니라 공급망 전체를 겨눈 조치로 성격이 바뀐다. 지금 시점에서 확전을 단정하긴 이르다. 다만 세 지표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기 시작하면 그때는 신호로 읽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