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서부전선 DMZ에서 수색 중이던 장병이 북한군 지뢰로 다친 뒤, 한국군과 유엔군사령부가 합동으로 현장조사와 지뢰 탐색 작전을 벌였다. DMZ는 1953년 정전협정 체제 아래 있어 출입과 작전의 관할권을 유엔사가 쥐고 있고, 그래서 한국군도 단독으로 움직이기 어렵다. 추가 작전이 합참과 유엔사의 협의·평가를 거친다는 점은, DMZ가 남북 문제이면서 동시에 정전협정이라는 국제적 틀 안에서 관리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2026년 9월 비무장지대(DMZ)에서 북한군 지뢰 폭발로 우리 장병이 다친 뒤, 군이 유엔군사령부와 함께 지뢰 탐색 작전에 나섰다. 뉴스마다 '합참과 유엔사가 협의해'라는 표현이 붙는데, 왜 우리 영토 안 작전에 유엔사가 함께 등장하는지부터 보면 상황이 또렷해진다.
사건은 9월 21일, 군사분계선(MDL) 이남에서 정상적으로 수색작전을 하던 장병들이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로 심각한 부상을 입으면서 시작됐다. 이후 군과 유엔사는 합동 현장조사에 들어가, 지뢰 탐지 장비로 기동로를 확보하며 조사 범위를 넓혔다.
현장에서는 북한군의 플라스틱 대인지뢰(수지반보병지뢰) 등이 잇따라 나왔다. 조사가 진행되며 매설이 확인된 지뢰는 여러 발로 늘었고, TNT와 RDX 성분이 검출돼 살상용임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작전은 미확인 지뢰지대의 높은 위험과 장병들의 피로를 이유로 안전을 우선해 중단했다가 다시 재개하는 방식으로 이어졌다.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작업이 아니라는 뜻이다. 합참과 유엔사는 북한의 지뢰 매설을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으로 규정하고 사과를 촉구했다.

Guillermo Berlin
여기서 반복되는 '정전협정'이 열쇠다. 1953년 7월 체결된 정전협정은 군사분계선을 긋고, 그 선을 기준으로 남북이 각각 2km씩 물러난 구역을 비무장지대로 설정했다. DMZ는 전쟁이 끝난 땅이 아니라 '전쟁을 멈춘 상태'를 관리하기 위한 공간이고, 그 관리 주체로 유엔군사령부가 자리 잡았다. 남한 영토 안에 있지만, 그 출입과 활동은 정전협정이라는 별도의 틀로 묶여 있는 셈이다.
유엔사는 DMZ 출입과 군사분계선 통과에 대한 허가권을 행사한다. DMZ에 들어가려면 원칙적으로 사전에 유엔사에 통보하고 허가를 받아야 한다. 유엔사는 관리권(Administration)은 한국군에 넘겼지만 관할권(Jurisdiction)은 자신이 쥐고 있다는 논리를 유지한다. 땅을 관리하는 권한과 그 땅에서 벌어지는 일을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권한을 분리한 셈이다.
다만 모든 세부 규정이 합의된 것은 아니다. '48시간 전 통보·허가' 같은 규정은 정전협정 본문에 적힌 조항이 아니라 유엔사가 관리를 명목으로 만든 것이라는 비판이 있다. 한국 정부가 평화적 목적의 DMZ 출입 권한을 넓히려 DMZ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유엔사와 마찰을 빚어 온 것도 이 지점이다. 관할권의 근거를 어디까지 인정할지는 여전히 논쟁 중이다.
그래서 '추가 작전은 합참과 유엔사의 평가를 거친다'는 문장은 단순한 절차 안내가 아니다. 한국군이 자국 영토 안 DMZ에서 움직일 때조차 유엔사와의 협의가 전제된다는 뜻이고, 이는 DMZ가 남북만의 문제가 아니라 정전협정이라는 국제적 관리 체제 아래 있다는 점을 드러낸다.
이번 사안은 두 축으로 읽는 게 맞다. 하나는 북한의 지뢰 매설이라는 정전협정 위반 자체이고, 다른 하나는 그 대응이 한국군 단독이 아니라 유엔사와의 조율 속에서 이뤄진다는 구조다. 앞으로 DMZ 관련 작전 뉴스에 '유엔사'가 계속 따라붙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