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들어 사우디를 겨냥한 후티의 미사일·드론 공격이 격해지고 석유 시설과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표적에 들어왔다. 봉쇄가 실제 선박 공격으로 번지면 홍해 우회로 인한 운임 상승과 유가 상승이 겹쳐 수출 원가와 물가로 전이될 수 있다. 해협 통제, 얀부 피격, 선사들의 항로 결정, SCFI, 휴전 협상이 방향을 가를 핵심 신호다.
9월 들어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 후티 사이의 충돌이 다시 격해졌다. 후티는 9월 8일 아브하와 자잔, 나즈란 등 사우디 남부를 향해 탄도미사일과 자폭드론을 무더기로 쏘았고, 이 공격으로 민간인 73명 이상이 다쳤다. 이후에도 리야드로 날아온 미사일이 요격되는 상황이 이어졌다.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석유 시설이 표적에 들어왔다는 점이다. 후티는 9월 25일 홍해 연안의 정제·저장 거점인 얀부의 아람코 시설을 공격했다고 주장했고, 사우디 방공은 탄도미사일 6발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프랑스는 얀부 항구 경비를 위해 병력을 보낸다고 발표했다. 사우디는 오만의 중재로 2주간의 휴전을 제안한 상태다.

amin weslati
이 충돌이 물류 이야기가 되는 이유는 지도에 있다. 홍해 남쪽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전 세계 석유 교역량의 약 12%가 지나는 길목이다. 홍해 항로 전체로 보면 평상시 글로벌 해상무역의 10~15%가 이곳을 통과한다.
후티는 7월 20일 사우디를 겨냥한 해상 봉쇄를 선언했고, 호데이다의 하니시 제도를 점령했다. 해협에 접한 두바브 지역과 페림섬까지 장악했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이 부분은 아직 독립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봉쇄 위협이 실제 선박 공격으로 번지는지가 갈림길이다.
지난 위기 때 선사들은 홍해를 포기하고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으로 돌아갔다. 이 우회는 항해에 열흘에서 2주가 더 붙는다. 배가 더 오래 묶이면 같은 노선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선박이 늘고, 그만큼 운임이 오른다. 2023년 11월 이후 표적이 된 선박은 100척을 넘겼고, 마에스크는 2025년 4분기 해운 부문에서만 1억5300만 달러의 손실을 냈다.
유가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얀부 공격이 불거지자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8달러를 넘었다가 105달러대로 내려왔다. 연료비가 오르면 선사는 선속을 낮춰 대응하는데, 속도를 10%가량 줄이면 연료비를 30%쯤 아낄 수 있지만 대신 운송 기간은 더 길어진다.
운임은 계약 구조상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 지금 컨테이너 운임 지수인 SCFI가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3500선을 넘어섰고, 일부에서는 5000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이는 확정된 수치가 아니라 봉쇄가 장기화됐을 때의 예측이다.
국내에서는 HMM이 여전히 희망봉 우회를 유지하는 반면 일부 경쟁 선사는 수에즈 복귀를 저울질하고 있다. 고유가와 고운임이 겹치면 반도체를 뺀 수출 기업의 원가 부담이 커지고, 이것이 물가로 옮겨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거시 쪽에서 제기된다. 반대로 휴전이 성사되고 항로가 정상화되면 이미 공급이 넘치는 해운 시장은 오히려 운임 하락 압력을 받는다.
상황이 어느 쪽으로 기우는지는 몇 가지 지표로 가늠할 수 있다.
당장 마트 물가가 흔들릴 단계는 아니다. 그러나 봉쇄가 선박 공격으로 번지고 석유 시설 피해가 누적되면, 운임과 유가라는 두 통로를 거쳐 몇 주 뒤 수출 원가와 생활물가로 흘러들 수 있다. 지금은 결과가 정해지지 않은 국면이라, 위 신호들이 방향을 먼저 알려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