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크로아티아에 약 6800억 원 규모로 천무 발사대 18문과 유도탄을 공급하는 계약이 9월 8일 서명을 앞두고 있다. 이 계약이 성사되면 크로아티아는 폴란드·에스토니아·노르웨이에 이어 천무를 도입하는 네 번째 유럽 국가가 되며, 빠른 납기와 현지생산을 묶은 한국식 방산 수출이 유럽 시장에서 반복 구매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명이 예정대로 이뤄지는지, 그리고 다섯 번째 후속 도입국이 나오는지가 확인 포인트다.
크로아티아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다연장로켓 천무(K239)를 도입한다. 시사포커스와 머니투데이 등 복수 보도에 따르면 계약 규모는 부가가치세를 뺀 4억3520만 유로, 우리 돈으로 약 6800억 원이다. 천무 발사대 18문에 유도탄을 더한 통합체계가 대상이며, 현지에서 9월 8일 서명이 이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글을 쓰는 시점(9월 4일)까지 계약은 아직 서명 전이다. 업계는 "임박"으로 보고 있지만 확정 발표가 나오기 전까지는 규모나 물량이 조정될 여지가 있다. 납품은 2028년부터 2029년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일정으로 알려졌다.
크로아티아는 지금 구소련제 불칸 M92와 BM-21 그라드를 운용 중이다. 천무는 이 노후 장비를 대체해 포병 전력을 현대화하는 용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서는 크로아티아 방산 시장에 처음 발을 들이는 계약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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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계약이 성사되면 크로아티아는 천무를 도입하는 네 번째 유럽 국가가 된다. 앞선 세 나라의 궤적을 보면 이 순서가 우연이 아니라는 점이 드러난다.
시작은 폴란드였다. 폴란드는 천무를 현지명 호마르-K로 도입하며 290대 규모 계획을 세웠고, 2025년에는 한화와 WB일렉트로닉스가 유도탄 생산 합작사까지 세웠다. 에스토니아는 2025년 12월 6문 규모로 계약한 뒤 2026년 5월 3문을 추가 주문했다. 노르웨이는 2026년 1월 천무 16문과 유도미사일을 포함한 공급계약에 서명했다.
발트해 연안부터 북유럽, 그리고 발칸반도까지 도입국이 넓어지는 흐름이다. 지역이 다르고 안보 위협의 성격도 제각각인데 선택은 같은 무기로 모였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된다. 납기와 현지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 각국은 포병 전력을 서둘러 채워야 했다. 문제는 서방 방산업체들의 생산 대기 줄이 길다는 점이었다. 한국은 재고 물량과 신속한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지금 당장 쓸 수 있는" 물량을 제시했다. 즉시 전력화 수요가 컸던 나라들에게 이 차이는 결정적이었다.
두 번째는 초기 물량을 한국에서 공급한 뒤 기술이전과 면허생산, 정비(MRO), 합작법인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폴란드가 대표 사례로, 급한 물량은 한국산으로 받고 이후 자국에서 만드는 길을 열었다. 이는 무기를 사면서 자국 방산 기반도 함께 키우려는 유럽의 계산과 맞아떨어진다.
성능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폴란드 도입 과정에서 천무는 최대 500km 타격 능력과 빠른 납기를 앞세워 미국 록히드마틴의 하이마스를 제쳤다. 무기의 우열을 단정하긴 어렵지만, 적어도 가격과 납기, 현지생산을 묶은 패키지에서 한국이 경쟁력을 보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크로아티아 계약이 확정되면 숫자 이상의 의미가 생긴다. 그동안 천무의 유럽 고객은 폴란드·에스토니아·노르웨이로, 러시아와 가깝거나 북유럽 안보 축에 묶인 나라들이었다. 크로아티아는 발칸반도의 새 시장이다. 이웃 세르비아의 군비 증강에 대응하는 성격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이는 아직 한 매체의 단독 보도인 만큼 확정된 배경으로 보긴 이르다.
한국 방산 입장에서 판단 기준은 분명하다. 단발 수출이 아니라 도입국이 늘고 각국이 추가 주문(에스토니아 사례)까지 붙이는 흐름이라면, 유럽 시장이 일시적 특수가 아니라 반복 구매로 자리 잡고 있다는 신호다. 크로아티아가 그 다섯 번째, 여섯 번째 후속 국가로 이어지는지가 확인 포인트다. 우선은 9월 8일로 알려진 서명이 예정대로 이뤄지는지를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