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 해군 전력을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며 이르면 9월 중 국회에 파병동의안을 제출하는 안이 거론되지만, 청와대는 결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헌법 제60조는 국군의 외국 파견에 국회 동의를 요구하기 때문에, 정부가 준비를 마쳐도 국회 표결을 통과하기 전까지는 실제 파병이 성립하지 않는다. 청해부대 작전범위 확대냐 신규 파견이냐, 동의안 제출 시점, 표결 결과가 앞으로 지켜볼 지점이다.

국방부 핵심 관계자는 SBS에 해군 전력을 호르무즈 해협에 보내기 위한 구체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눈여겨볼 대목은 입장 변화다. 그동안 정부는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끝나야 파병을 추진한다는 쪽이었는데, 이번엔 상황이 진행 중인데도 준비에 들어갔다.
다만 청와대는 9월 3일 관련 사안은 결정된 바 없다며 파병 결정 보도를 부인했다. 준비를 한다는 국방부의 말과 결정된 게 없다는 청와대의 말은 모순처럼 보이지만, 아직 검토 단계라는 점에서는 겹친다. 확정된 것은 방향이 아니라 검토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뿐이다. 정부가 내세우는 명분은 호르무즈 해협 자유항행의 회복이다. 원유 수송의 길목인 이 해협의 안전이 위협받자 국제사회와 기여 방안을 논의해 왔다는 것이 청와대의 기존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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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론되는 자산은 전투가 아니라 항행 안전에 무게가 실려 있다. P-8 포세이돈 해상초계기는 잠수함과 수상함을 감시하고, 해군 UDT 소속 폭발물 처리반(EOD)은 외국 해군과 함께 기뢰 같은 위협물을 처리한다. 군수지원함은 이 둘의 후방을 받친다. 병력 규모 같은 세부 수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핵심은 헌법이다. 헌법 제60조 제2항은 국군을 외국에 보내는 일에 국회가 동의권을 갖는다고 규정한다. 대통령이나 국방부의 판단만으로 군을 국외에 파견할 수 없다는 뜻이다. 전쟁 선포나 외국군의 국내 주둔과 같은 무게로 다루도록 헌법이 국회의 문턱을 세워 둔 셈이다.
그래서 정부가 신규 부대나 자산을 새로 편성해 보내려면 파병동의안을 국회에 내야 한다. 여기에는 파견 목적, 병력 규모, 임무, 작전구역이 담긴다. 절차로 보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결정과 국무회의 의결을 거친 뒤 국회로 넘어가고,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이 찬성해야 통과한다.
여기서 갈린다. 이미 소말리아 아덴만에 나가 있는 청해부대를 호르무즈로 돌려쓰면 절차가 간단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다. 하지만 국방부는 기존 파병동의안이 정한 작전구역을 벗어나 다른 해역에서 작전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의 설명대로라면 청해부대 범위를 넓히든 새 자산을 보내든, 호르무즈행에는 국회를 거치는 절차가 붙는다.
지금 시점에서 확정으로 읽어야 할 것과 전망으로 남겨둘 것을 나눌 필요가 있다. 확정된 것은 헌법이 요구하는 절차뿐이고, 파병 여부 자체는 정부도 결정하지 않았다.
앞으로 세 가지를 보면 된다. 첫째, 파병동의안이 실제로 국회에 제출되는지와 그 시점이다. 이르면 9월 중이 거론되지만 아직 문서로 확인된 일정은 아니다. 둘째, 동의안에 적힐 병력 규모와 작전구역이다. 이 내용이 나와야 파병의 성격이 감시·지원에 그치는지 판단할 수 있다. 셋째, 본회의 표결이다. 정부가 동의안을 내도 과반이라는 문턱을 넘지 못하면 파병은 성립하지 않는다. 검토가 파병으로 바뀌는 지점은 국방부의 발표가 아니라 국회의 표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