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는 9월 3일 6,579선에서 반등 마감했지만 매수를 이끈 건 기타법인의 일회성 순매수였고 외국인과 기관은 순매도했다. 유가·호르무즈 정세, 미국 금리, 확전 여부라는 세 변수가 풀리지 않아 하루 반등을 추세 전환으로 보기엔 이르다. 다음 며칠은 유가 안정 여부와 FOMC·국채금리,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을 순서대로 확인하면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9월 3일 코스피는 6,579.48로 마감했다. 전날보다 16.76포인트, 0.26% 오른 값이다. 숫자만 보면 반등이지만, 하루 흐름은 평탄하지 않았다. 6,650선에서 출발해 오전 한때 6,682까지 올랐다가 오후 2시 반께 6,439까지 밀렸고, 막판에 낙폭을 되돌렸다. 지수를 끌어내린 방아쇠는 이란이 쿠웨이트 주둔 미군 기지를 미사일과 드론으로 때렸다는 소식이었다.
주목할 건 종가가 아니라 '누가 샀느냐'다. 이날 반등을 끌어올린 건 기타법인으로, 1조4000억 원대를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은 4234억 원, 기관은 2152억 원을 순매도했다. 시장의 방향을 오래 끌고 가는 주체인 외국인과 기관은 오히려 팔았다는 뜻이다.
기타법인은 개인·외국인·기관에 속하지 않는 일반 법인을 묶은 분류로, 자사주 매입 같은 특정 목적의 매수가 섞여 있어 흐름이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다. 특정일에 몰렸다가 다음 날 사라지는 경우가 잦다. 그래서 하루 반등을 추세 전환의 신호로 읽기엔 수급의 질이 약하다.

İrfan Simsar
지금 지수보다 먼저 봐야 할 건 아래 순서다.
첫째, 유가와 호르무즈다. 미·이란 충돌로 국제유가가 다시 뛰면서 WTI는 배럴당 85달러 선을 넘나들었다. 이란 의회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결의안을 채택해 정부로 넘긴 상태다. 호르무즈는 전 세계 석유·가스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길목이라, 실제 봉쇄나 교전 확대로 번지면 유가가 더 튈 수 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최악의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까지 갈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이는 최악의 시나리오이고, 결의안 채택이 곧 실제 봉쇄를 뜻하지는 않는다.
둘째, 미국 금리다. 유가가 오르면 물가 우려가 살아나고, 이는 금리 인하 기대를 눌러 국채금리를 밀어 올린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미 4.8%대에 근접했고 연방준비제도(Fed)의 매파적 기조가 부담으로 꼽힌다. 국채금리가 높아지면 안전자산의 기대수익이 커져 주식 같은 위험자산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다가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결정과 그 뒤 국채금리 방향이 다음 방아쇠가 된다.
셋째, 호르무즈 정세 그 자체다. 앞의 두 변수가 모두 여기서 출발한다. 긴장이 진정되면 유가와 금리 압력이 함께 풀리지만, 확전되면 반대로 간다. 이 부분은 군사·외교 흐름에 달려 있어 지금 방향을 단정하기 어렵다.
8월 말 코스피가 버틴 데는 반도체주 몫이 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등이 지수를 방어했다. 다만 자사주 매입은 수급을 떠받치는 힘이지 실적 개선 그 자체는 아니다. 결국 반등이 이어지려면 지정학 완화만으론 부족하고 실적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건 미국 반도체 기업 실적과 국내 3분기 실적 프리뷰가 갈림길이다.
증권가도 조심스럽다. 키움증권은 9월 코스피 밴드를 6,300~7,600으로 제시하면서, 개인 순매수가 110조 원 넘게 쌓인 7,000~7,500 구간을 저항대로 봤다. 지수가 이 구간에 다가서면 그동안 물려 있던 매물이 나오며 상승이 무거워질 수 있다는 뜻이다.
정리하면, 다음 며칠은 이 순서로 확인하면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유가가 진정되고 외국인 매수가 붙는 두 신호가 겹치면 반등의 질이 좋아진다. 반대로 유가가 다시 뛰고 외국인이 계속 팔면, 이번 하루 반등은 기술적 되돌림에 그칠 공산이 크다. 수급을 끌어올린 게 기타법인의 일회성 매수였다는 점에서, 아직은 후자의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는 게 합리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