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중동 리스크로 미 증시와 유가가 흔들리며 코스피가 8일 7000선을 내줬다가 9일 7051.64로 반등했다. 이번 조정은 기업 실적이 아니라 지정학 리스크와 7000선 매물대에서 비롯된 성격이 강하다. 반등이 이어질지는 국제유가와 미 국채 금리, 개인 매도 소진 여부에서 확인할 수 있다.
9일 코스피가 7051.64로 마감하기 하루 전, 8일 장은 장중 7100선을 넘었다가 6954.52로 밀리며 7000선을 내줬다. 방아쇠는 국내가 아니라 간밤 뉴욕에 있었다. 8일(현지시간) 다우존스는 52,786.07로 1.18% 내렸고, S&P500과 나스닥도 이틀째 약세였다.
배경은 중동이다. 사우디 에너지 시설 피격과 하르그섬 인근 이란 유조선 타격이 겹치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커졌다. WTI 10월물은 배럴당 93.03달러, 브렌트유는 97.92달러로 6거래일 연속 올랐고 이달 상승폭만 8%를 넘겼다.
유가가 오르면 물가와 금리 부담이 따라 오른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4.79% 수준을 유지했다. 유가·금리·지정학이라는 세 갈래 부담이 아시아 개장과 함께 코스피 7000선 공방으로 옮겨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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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정을 기업 실적 악화로 읽으면 오판하기 쉽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9월 2일 기준 5.2배로 여전히 낮고, 상장사 이익 추정치도 유지되고 있다. 실적이 꺾여서 빠진 게 아니라, 지정학 악재가 차익 실현의 빌미가 됐다는 쪽에 가깝다.
수급도 이를 뒷받침한다. 기관은 9월 3~9일 6조8,175억 원을 순매수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8월 20~28일 자사주 10조3,000억 원어치를 사들였고, 계획상 남은 매입액이 44조7,000억 원이다. 하단을 떠받치는 매수 주체가 분명하다는 뜻이다.
증권가 눈높이도 아직 위를 본다.
| 증권사 | 9월 코스피 상단 전망 |
|---|---|
| 한국투자증권 | 7,400 |
| 키움증권 | 7,600 |
| 신한투자증권 | 8,000 |
| 유안타증권 | 8,100 |
| 삼성증권 | 8,500 |
다만 가장 보수적인 한국투자증권은 "9월은 수요 둔화·원화 강세·금리 상승의 삼중고"를 근거로 신중론을 폈다. 전망이 갈리는 구간이라는 점은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다.
지수 자체보다 이 구간의 매물대가 문제다. 개인투자자는 9월 7~9일에만 12조1,580억 원을 순매도했다. 최근 2거래일 순매도가 9조8,000억 원에 달하면서, 7000선에 다가설 때마다 개인 물량이 쏟아졌다.
지난 8월 이후 코스피가 7000선 진입에 여러 차례 실패한 것도 이 때문이다. 오랫동안 물려 있던 투자자들이 본전 부근에서 파는 흐름이 반복되며, 7000이 심리적 저항선으로 굳어졌다.
이보다 훨씬 가파른 하락도 있었다. 7월 24일 코스피는 하루 만에 5.72%, 406.27포인트 빠져 6690.62로 마감했다. 당시엔 삼성전자가 7.59%, SK하이닉스가 8.34% 급락했고 유가는 100달러를 넘었다. 지금 국면은 그때보다는 완만한, 매물 소화 성격이 강하다.
행동에 앞서 확인할 것은 다음 네 가지다.
정리하면, 유가와 금리가 진정되고 개인 매물이 소진되며 반도체가 살아나는 조합이 확인될 때가 반등의 신호다. 반대로 중동 상황이 더 악화하면 7000선 공방은 길어질 수 있다. 실적이 아니라 외부 변수가 만든 하락인 만큼, 지수보다 이 변수들의 방향을 먼저 보는 편이 현실적이다.